사교육비가 또다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교육비는 통계를 낸 이래 일시 주춤한 적은 있지만 해마다 오르고 있고 하늘 높은 줄을 모른다.

통계청 발표만 보면 사교육비 액수가 그다지 많은 것 같지는 않다. 올해 초·중·고교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9만 1000원, 경남은 22만 6000원으로 나타났다. 학부모들이 '그 정도만 되어도 괜찮겠다'할 정도니 얼마나 현실과 거리가 먼지 짐작할 수 있다.

통계청에서는 사교육을 받는 학생과 받지 않는 학생 모두를 포함해 수치를 낸다. 보통 사교육을 받는 70%의 학생들만 따로 평균을 내면 10만 원 정도는 훌쩍 뛴다. 또 정부의 통계에는 방과후학교 비용이나 EBS 교재 구입 비용, 영유아 사교육비는 빠져 있다. 정부 처지에서야 애써 수치를 낮추고 싶겠지만 학부모들은 전혀 공감할 수가 없다.

실제로 학원비는 과목당 20만~40만 원 정도가 흔하다. 한 과목만 보내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고, 국·영·수에 예체능 교육까지 합치면 100만 원은 쉽게 넘기니 가계에 엄청난 부담을 지우고 있는 중이다. 게다가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고액 과외가 경쟁심리를 부추기고 있어 부업은 물론 빚까지 내가며 사교육비를 충당하기도 한다니 지옥이란 소리를 들을 만하다.

문제는 학부모나 학생들이 사교육의 늪에서 빠져나올 길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교육 수강목적을 확인해보면 대부분 학교수업 보충과 심화를 위해서라고 답하고 있다. 공교육으로는 입시와 취업전쟁에 대비할 수가 없다는 학부모들의 고뇌가 짙게 깔려있어 요지부동인 셈이다.

결국, 사교육이 만연하는 이유는 우리 사회의 불평등 구조가 대학서열 중심의 교육체제와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불평등의 대물림에 교육불평등과 지역 불평등 특히 사교육비 불평등과 연동되어 있으니 동시에 개혁하는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새로 출범하는 국가교육위원회가 경쟁교육과 교육격차를 해소하면서 공교육을 강화하여 사교육비를 완화하는 답을 찾을지 주목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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