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생활 불만족 1위 대중교통
안전·서비스 개선할 혁신 간절

지난 2018년 12월 22일 오후 8시 30분, 어두컴컴한 밤에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 시민의 발이 되어줘야 할 시내버스에 시민이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김해시에서는 이에 대해 "교통사망사고 및 난폭운전으로 인한 시민불편이 되풀이하지 않도록 관내 운수업체에 운수종사자의 안전의식 제고와 인명사고 재발 방지 및 난폭운전 개선방안 마련해 달라는 내용으로 공문을 발송하는 등의 행정지도를 시행하였다"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이렇다 할 대책이 나오지도 않고 개선될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지금도 김해시 교통정보센터 시민의 소리 게시판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불만 글들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으며 시내버스의 불안한 운행은 계속되고 있다.

또한, 김해 시민들은 생활 불만족 순위 1위를 김해의 대중교통으로 꼽는다. 무엇이 시민의 발이 되어야 할 시내버스를 시민의 애물단지로 전락시켰을까?

가장 우선 생각되는 답은 '준공영제 미시행'이 아닐까 한다. 옆 도시인 부산광역시가 준공영제를 하는 것과는 달리 김해 시내버스는 민영제를 하고 있다.

준공영제란 '버스 운행 서비스는 민간이 제공하고 버스에서 나온 수입과 회사들의 경영 관리는 시에서 맡아 하는 방식'이고, 민영제는 '민간이 버스 운행 서비스와 경영 관리를 모두 하는 방식'이다.

준공영제가 시행되면 적자 노선이라도 지자체의 재원으로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지만, 민영제는 모두 민간이 알아서 해야 하니 회사는 속성상 다른 무엇보다 수익을 1순위로 두고 버스 노선과 배차 간격을 고려하게 된다.

민영제를 하는 (김해)시내버스 회사는 수익 확보를 위하여 조금이라도 승객을 더 태우기 위해 노선을 굴곡진 형태로 운행하지만, 한정된 차량 대수는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결국 일정표를 빡빡하게 짤 수밖에 없다.

그 일정표대로 운행하는 운전기사는 피로도와 스트레스가 점점 누적되어 시민들에 대한 불친절과 난폭운전으로 돌아오게 되는 건 인지상정일 것이다. 운전자의 스트레스가 승객에게 고스란히 전달되고 언제 사고가 날지 모를 불안감에 휩싸이게 된다면 다른 교통수단을 선택할 것이 뻔하다. 그렇게 되면 또 시민의 대중교통 이용 기피라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지난 2011년, 김해시는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하고자 했으나 2012년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부산∼김해 경전철 운영 적자에 따른 MRG(최소운영수입 보장) 부담이 20년간 매년 700억 원 이상에 이르러 경전철 외에 다른 교통대책을 마련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이다.

그러나 현재에도 매년 100억 원이 넘는 돈이 적자 보전 지원금으로 지출되는 상황이므로 이를 근거로 준공영제를 하지 않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위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준공영제 시행과 함께 안정적인 바탕 속에서 굴곡 노선의 직선화, 비수익 초장거리 노선의 단축, 기사 친절교육 및 휴식 보장 등이 함께 이루어져야 비로소 김해 시내버스는 사랑받는 시민의 발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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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시는 지금까지의 오랜 관행에서 벗어나 준공영제를 포함한 혁신적인 대책을 내놓아 김해시민의 생활 불편 1순위인 대중교통을 개선하는 것을 시정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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