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의회 현장조사
시공사, 관리소홀 인정
성토재 오염 검사 의뢰

김해 진영화물차휴게소(화물차 공영주차장) 시공사가 시험성적서 등 품질 확인을 하지 않고 순환토사를 사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김해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소속 의원과 김해시 공무원은 진영화물차휴게소 부실시공 의혹을 확인하고자 12일 현장조사를 했다. 공사장에 골재·토사를 납품한 ㄱ 씨는 "공사장 연약지반 처리과정 마지막 단계인 성토 과정 때 시험성적서 등이 첨부된 적합한 두 업체 제품이 아닌 ㄴ 업체 순환토사를 유통했다. 시공사가 이를 알고 허용했고, 불순물이 많아 적합하지 않은 제품"이라고 제보했었다.

김해시의회는 이날 현장조사에서 굴착기를 동원해 다져진 땅 60곳에서 파낸 흙을 경남도보건환경연구원에 보냈다. 토질 오염도 등 검사 결과는 2주 내에 나온다. 현장조사에서 순환골재가 있는 부분까지 파헤치자 옅은 악취가 나기도 했다. 김해시는 순환골재를 채취해 배수재 적합성 검사를 추가 의뢰했다.

시공사는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그 사실을 알았다"고 해명했지만 현장조사에서 말을 바꿨다. 시공사 이사는 "지난해 11월 6일(성토 공사 시작일)부터 6일간 ㄴ 업체 순환토사를 실은 화물차 약 600대 차량번호와 송장이 있다. 11월 중순 ㄴ 업체 제품 반입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순환토사는 건설폐토석을 건설폐기물의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한 흙을 말한다.

ㄱ 씨가 제시한 거래명세표를 보면 시공사는 12월에도 ㄴ 업체 제품을 공사장에 썼다. 시공사 대표는 "ㄱ 씨와는 순환토사 질 문제로 몸싸움까지 할 정도로 갈등이 있었고, 특정 업체 제품을 지시한 적이 없다. 성토 공사 중 흙 제품 유통을 ㄱ 씨에게 전적으로 위임해 믿고 송장을 일일이 확인하지 않은 관리소홀 책임은 있다. 하지만, 최근 순환토사를 납품한 총 5개 업체 제품이 모두 시험성적서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 12일 김해시 진영읍 진영리 진영화물차휴게소 부실시공 의혹과 관련한 현장조사에 참석한 김해시의원과 시청·공사 관계자들이 시료채취 과정을 살피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

정준호(더불어민주당·라 선거구) 시의원은 "시험성적서도 확인하지 않은 채 순환토사를 공사 현장에 반입했고, 문제를 제기하자 시공사는 시험성적서 여부를 확인했다. 현장에 반입한 자재 내역을 모두 알려달라고 11일부터 주문했지만, 시공사와 김해시는 답을 안 주고 있다. 2월에 끝난 공사 내역을 알려달라고 하는데도 아직 답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 의원은 "시공사 모르게 현장에 반입되는 공사 재료는 없다. 운반차량이 들어올 때마다 현장에서 확인함에도 뒤늦게 알았다고 해명하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상임위원회에서 관련 공무원 책임도 따져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해시 진영종합공설운동장 인근 5만 2360㎡ 터에 들어설 진영화물차휴게소 공사는 지난해 10월 시작해 올 12월 마칠 계획이다. 화물차 391면 주차 규모에 주유소·휴게소·편의시설 등이 들어선다. 김해시가 국비·도비·시비 등 78억 7000만 원을 들여 터를 매입했고, SK에너지가 시설비를 부담해 28년간 관리·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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