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출 87일 만에 사퇴 '오명'
교수평의회 "재단 책임져야"
민주적 총장 선출 논의 촉구

논문 표절 등으로 교수들로부터 사퇴를 종용받아온 김성수 인제대 총장이 학교법인에 사직서를 제출, 그를 둘러싼 학내 사태가 일단락됐다. 우여곡절 끝에 선출됐던 김 총장은 선출 87일, 공식 취임 58일 만에 총장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학교법인 인제학원과 인제대는 12일 "지난 11일 오후 김성수 총장이 법인에 사직서를 제출함에 따라 법인은 인제대 총장직에서 의원면직 처리했다"며 "신임 총장 임용 때까지 최용선 교학부총장을 총장직무대행으로 발령하고 대학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김 총장 사퇴를 촉구하며 1인 시위를 벌여온 인제대 교수평의회 고영남 의장은 "마땅히 사퇴해야 했는데 늦었지만, 학교를 위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결격사유가 있는 총장 후보 임명을 강행한 재단 관련자는 응당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차기 총장 선출을 위한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민주적 안이 마련돼야 하며 학교 법인에 의한 일방적 임명은 있을 수 없다"며 "다음 총장은 누가 되느냐가 중요하지 않고 어떤 총장이 인제대를 이끌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교수평의회 측은 총장 선출 직후인 지난해 12월 7일 '이게 대학입니까'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복제 수준의 논문 표절로 연구비를 부당 수령한 김 교수는 총장직을 자진해서 사퇴하는 양심적 결정을 하라"고 촉구한 이후 지속해서 김 총장 관련 논문과 도덕성 문제를 제기해왔다.

그러나 김 총장은 일부 '자기 표절'은 인정하면서도 2007년 2월 연구윤리 지침이 제정되기 전 작성했고, 문제가 있다고 여겨지는 논문은 총장추천위(총추위)에 자진 제출, 검증을 통과했다고 반박하며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사태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학내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적법한 절차'를 강조하던 학교법인에서도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부터 총장 인선에 나섰던 인제대 학교법인은 총장추천위원회 등을 거쳐 진통 끝에 같은 해 12월 5일 김 총장을 선출했다. 지난 1월 14일 공식 취임한 김 총장 임기는 4년간이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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