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 수소문 5회 남해군 편 이후 1년 반 만에 다시 남해를 찾았습니다. 당시 남해에 새로 생긴 젊은 공간들을 찾아다녔었는데요. 예술로 삶의 길을 모색하려 남해로 모여든 젊은이들이 운영하는 곳이었지요. 그새 이런 공간이 더 늘었습니다. 독립서점도 다른 시군보다 많고, 젊은이들이 좋아할 만한 예술 공간도 생겼습니다. 이런 공간들이 늘어 남해가 젊은 활력으로 가득하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남해에 개성 있고 주체적인 삶을 살려는 젊은이들이 모이는 이유는 개발 되지 않고 남아 있는 곳이 많기 때문입니다. 지금 있는 모습 그대로 아름답기 때문이지요. 이것이 남해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 남해군 상주면 상주리에 있는 독립서점 은모래책방. 참고로 여름에는 문을 닫는다. /이서후 기자

◇은모래책방(상주면 남해대로 675번길 21-4)

상주해수욕장 부근에 있는 책방이다. 단층 주택을 개조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선반에 책이 작품처럼 나열돼 있다. 대중적인 서적부터 독립출판 서적까지 책 구성이 다양하다. 단, 책은 한 권씩밖에 없다.

주인장은 20년 간 금융권에서 일하다 남해에 반해 2017년 9월 이곳에 책방을 차렸다. 그가 출장 다니면서 손수 구매했던 외국 서적도 있다. 월·화·수요일은 문을 닫고 나머지 요일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문을 연다. 참고로 여름에는 문을 닫는다. 가는 날이 장날일 수 있으니 방문 전 인스타그램을 확인할 것.

▲ 남해군 남면 남서대로에 있는 이터널 저니 남해점. 독립서점은 아니지만 나름 책 선별이 독특하다. /이서후 기자

 

▲ 이터널 저니 남해점에서 수소문 취재팀이 서점을 둘러보고 있다. /이서후 기자
 
◇아난티 남해 이터널 저니(남면 남서대로 1179번길 40-109)

시간만 허락된다면 오래 머물고 싶었다. 아늑한 분위기와 책의 만남, 어느 누가 거부할 수 있을까. 일반 서점에 가면 구역별로 책이 나뉘어 있다. 이를테면 경영·취미·음식·추리 등으로 말이다. 이터널 저니(eternal journey·영원한 여행)는 그런 딱딱함을 벗었다. 지식의 잡식 선언, 주말에 뭐하지, 맛있는 테이블, 범인은 바로바로 너…. 눈에 띄는 구역은 '이터널 저니가 읽고 있는 책들'. 직원이 직접 책을 읽고 간단한 감상평을 적어놓았다. 서점 외에도 키즈존, 라이프스타일존이 있다. 책 구매 시 아난티 앱을 다운로드 받으면 10% 저렴하게 살 수 있다.

 

▲ 남해군 서면 대정리에 있는 돌창고. 돌창고 프로젝트 두 번째 건물이다. /이서후 기자

◇대정돌창고(서면 스포츠로 487)

남해에서 예술로 삶의 방법을 찾는 젊은이들이 만든 돌창고 프로젝트의 두 번째 공간. 이들은 시문돌창고에 이어 낡고 쓸모를 잃은 대정마을 도롯가 돌창고를 도예 공방이자 쇼룸으로 만들었다. 김영호(46) 도예가가 맡아 지키고 있다. 지금은 전시 중이다. 서원태 작가의 '빈-빛'전이 시문돌창고와 함께 열리고 있다. 60여 년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돌창고에서 마주한 예술은 낯설고도 아름답다. 목요일 휴관.

 

▲ 남해군 삼동면 지족리 초록스토어. /이서후 기자

◇초록스토어(삼동면 동부대로 1876번길 38)·아마도 책방(동부대로 1876번길 19)

일러스트 키미앤일이가 운영하던 바게트호텔이 지난해 여름 초록스토어로 바뀌었다. 30대 주인장이 이들과 협업하며 만들어나가는 소품가게다. 싱그러운 이름만큼 환경을 위해 노력한다. 자연분해되는 친환경 소재의 봉투를 쓰고 일회용 컵과 빨대를 지양한다. 초록스토어 대문 앞에는 늘 <월간지구>가 놓여있다. 아마도책방과 함께 만든 동네 소식지다. 두 곳은 가까이 있다. 아마도책방은 정성스런 곳이다. 박수진(30) 대표가 오롯이 혼자서 만든 큐레이션은 놀랍다. 한 글자씩 눌러 썼을 여러 메모가 참 사랑스럽다.

▲ 남해군 삼동면 지족리 아마도책방. /이서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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