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뚜기 아니고 호래기라 카이~

글 속의 상선은 사천시 동금동에 사는 김종찬(54) 독자의 별명입니다. 그는 매일 꼭두새벽 집에서 10분 거리의 용궁시장 옆 삼천포어판장에서 그날 나온 '괴기'들과 이렇게 놉니다. 입에서 나오는 원음 그대로의 경상도 말로 바닷가 비린내를 전해줍니다. 글을 가만히 읽어보면 상선이라는 별명처럼 세상에 굽신굽신하면서도 속으로는 세상을 쥐락펴락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 호래기. /김종찬

◇호래기

니 누고?

어허 뻔히 아시면서.

니는 형제도 움나?

울 행님은 한치·쭈꾸미·오징어·낙지·문어.

동숭은 꼴뚜기.

내 이름은 호래기.

초장에 비비 묵자.

근데 조심하이소. 밸 힘도 움는 거 같애도 물 때모 입술 터집니더.

온냐. 조심하께.

▲ 뽈락. /김종찬

◇뽈락

갱상남도 공식적으로 상징하는 물괴기는 뽈래기라예.

포준말로는 뽈락.

김상선 같은 서민은 주로 자바묵십니더.

물때와 위치를 잘 알아야….

머, 나름대로 평가가 있지만

울 동네선 이 괴기를 최고로 평가하지예.

제가 절마들 무려 350마리 자바서 포대 두 개 메고 온 적도….

다 벗들·후배들한테 갈라줬지예.

또 함 자브로….

▲ 물메기 알. /김종찬

◇물메기 알

니 정체가 머꼬?

내예? 물메기 알 아입니꺼.

사람들은 우리가 와 겨울·초봄에 나오는지 잘 이해 몬하는데예.

곧 짚은 바다로 들어갑니더.

알 낳으러 겨울되모 얕은 곳으로 나오지예.

그나저나 우찌해야 하건노?

미역하고 같이, 꼬치가리 뿌리서, 끼리서, 미나리·땡초 넣고 묵으이소.

담백·시원합니더.

음 알겄다. 고맙다.

▲ 멸치. /김종찬

◇멸치

뉘십니꺼?

매르치입니더.

포준말로 멸치라 카지예.

사람들은 우리를 소멸·중멸·대멸로 구분하지예.

크기 따라서….

우리는 삼년 살아예.

볶아 묵고 육수 내고, 육수 내고 찌지 묵고….

우린 바다 생태계의 원조입니더.

죽방렴 멸치, 가짜가….

우리 자바묵을라꼬 볼락·농어가, 고등어가 오지예.

그라모 수달이 볼락·농어 자바묵을라꼬 진주 진양호에서 요게까지 가화천 통해서 가족들과 옵니더.

할 수 움따. 묵은 짐치·고사리·미나리하고 니, 찌지 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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