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의 시작을 한 달여 앞둔 시기에 갑자기 우리 위원회로 "거기 어디냐"는 어르신들의 전화가 걸려오기 시작했다. "거기 어딘데 계속 이런 문자를 보내고 난리요. 선거 때 돈 좀 받으면 어때서. 조합장 후보자들이 이럴 때 아니면 언제 우리한테 돈을 쓰겠소. 앞으로 이런 거 보내지 마시오."

처음에는 너무 당황스럽고 왜 이런 전화가 계속 오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1월 말 각 조합으로 보낸 협조요청 공문 하나가 떠올랐다. 우리 위원회와 조합의 공동명의로 조합원에게 '신고·제보 안내 문자메시지'를 발송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이었다.

문자메시지의 내용은 선거 관련 금품을 주고받을 수 없으며 금품을 받았더라도 신고하면 포상금을 지급하고 신분 보호를 해준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와 함께 과태료 부과 사례가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것이 어르신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 것 같았다.

조합장 선거가 깨끗해지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생각과 함께, 선거 관련 금품을 주고받으면 안 된다는 짧은 문자메시지가 어르신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 것만으로도 돈 선거를 근절하는 데 작은 힘은 보탰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장회의에 나가서 조합장 선거 관련 설명회를 하고 금지·제한사항에 대하여 홍보를 하면 "조합원이 아닌 이장들도 많은데 왜 여기 와서 설명회를 하고 홍보를 하냐"고 항의하는 사람도 있었다. 조합장 선거가 깨끗해지기 위해서는 타성에 젖어 으레 금품을 주고받는 후보자와 조합원들의 인식도 바뀌어야 하지만 주변에서도 그들에게 끊임없이 잔소리를 해주어야 한다.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마음이 불편하도록 "돈을 받으면 안 된다", "돈을 주면 안 된다"고 계속 말해 주어야 한다. 매번 금품선거로 얼룩지는 조합장 선거를 보며 혀만 끌끌 찰 것이 아니라 조합장 선거가 깨끗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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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3일은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의 선거일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돈 때문에 투표를 하는 것이 아니라 후보자의 정책과 능력을 꼼꼼히 따져 보고 조합의 발전에 이바지할 후보자를 선택하여 조합원 스스로 조합의 주인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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