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남교, 원래 수문 짐작
주민, 1920년대 준공 추측

김해시 진영읍 본산마을에서 107년 전인 1912년 바위에 터널을 뚫어 만든 주천갑문(注川閘門)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알려진 가운데 건너편 창원시에서도 동일한 석조 구조물이 확인되었다.

주천갑문에서 보면 상류 5㎞ 정도, 주남저수지에서 보면 800m 정도 떨어진 지점에 있는 주남교가 그것이다. 지금은 동읍 판신마을과 대산면 고등포마을을 이어주는 다리(주남교) 구실을 하고 있다.

▲ 최헌섭 두류문화연구원장이 창원시 동읍 판신마을과 대산면 고등포마을을 잇는 주남교를 둘러보고 있다. /김훤주 기자

표면이 아스팔트로 되어 있고 양쪽에 난간이 있어 얼핏 다리로 보이지만 조금만 눈여겨보아도 다릿발 등에서 원래 기능이 수문임을 바로 알 수 있다. 양쪽 모두 정사각형으로 다듬은 돌을 겹겹이 쌓았는데 상판 아랫부분은 다릿발 다섯 개가 받쳤고 그 사이는 무지개 모양으로 마감되어 있다.

바닥은 다릿발 때문에 넷으로 나뉘어 있는데 바닥까지 돌을 다듬어 마감했다. 가장자리 둘은 바닥이 높고 가운데 둘은 50㎝ 정도 더 깊이 들어가 있다. 지금은 가장자리 둘만 물 위에 바닥이 드러나 있다.

높이는 3m, 너비는 5m, 길이가 20m가량인데 지금은 다리이지만 옛날 수문 노릇을 했음은 바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철판 따위를 끼워 넣을 수 있도록 파 놓은 홈이 너비 9㎝ 크기로 가로로 길게 나 있는 것이다.

언제 어떤 목적으로 만들어졌는지는 아직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다. 준공 시기를 알려주는 글자가 새겨져 있지 않고 관련 기록도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1920년대에 만들어졌으리라는 정도로 짐작하고 있다.

두류문화연구원 최헌섭 원장은 "이번에 발견된 주천갑문과 같이 대산평야와 주남저수지가 조성되는 과정에 만들어진 구조물임이 분명하다. 필요한 절차를 거쳐 문화재로 지정하고 보전·관리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수문은 이처럼 역사적·문화적으로는 물론 주민 생활에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지만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지 않다. 또 문화재 지정 여부와 관계없이 경남도청이 2016년에 망라한 근대건축문화유산(www.gyeongnam.go.kr/archi_heritage) 데이터베이스에도 들어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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