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시장 정무기능 약화 우려
현안 국비 확보 차질 빚을라
시 "참신한 기획으로 돌파"

문재인 정부 개각이 창원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허성무 시장과 친분이 막역한 부처 장관들이 교체 명단에 포함됨에 따라 각종 현안 사업 추진과 국비 확보, 정무적 영향력 유지에 다소간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허 시장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과 돈독한 정치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데 지난 8일 이 두 사람이 교체 명단에 포함됐다.

허 시장과 김부겸 장관은 '동지적 관계'라는 게 주변 설명이다. 두 사람은 김 장관이 한나라당을 떠나 열린우리당 창당에 합류하면서 자연스레 연을 맺었다. 특히 2000년대 초·중반 김 장관이 당 최고위원 선거에 도전했을 때 허 시장이 적극 지지하면서 '동지적 관계'가 형성됐다.

허 시장은 취임 후 김 장관 덕을 톡톡히 봤다. 민주화운동기념관 입지가 서울로 최종 확정되자 허 시장은 김 장관을 설득해 창원 자체 민주주의 전당 건립 시 국비 지원 약속을 받아냈다. 창원 새 야구장 건립 국비 추가 지원이 근거 부족으로 어렵자 향후 마산야구센터 인프라 구축에 행안부가 도움을 주는 쪽으로 방향을 틀기도 했다.

창원시가 고용·산업위기특별대응지역에 포함되고 후속 조치가 이뤄질 때도 김 장관 행안부로부터 도움을 많이 받았다.

▲ 허성무(왼쪽) 창원시장이 1월 17일 서울 정부청사에서 열린 지역 경제 활력 제고 실천전략회의에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옆에 앉아 창원시 사례를 발표하는 모습. /창원시

허 시장은 김영춘 장관과도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 이 두 사람도 험지인 경남·부산에서 지방 정권 교체 텃밭을 일궈왔다. 재임 시기는 다르나 박근혜 정부 시절 경남도당 위원장, 부산시당 위원장으로 활동한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허 시장 형인 허성관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참여정부 초대 해수부 장관을 지낸 인연도 있다.

허 시장은 김 장관과 개인적·정치적 친분 관계 덕에 창원시 해양·항만 분야 여러 현안 사업과 관련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 마산해양신도시 조성 국비 지원, 제2신항 명칭과 진해구 주민 피해 관련 대책 마련 촉구 등이 대표적이다. 창원시 '깨끗한 800리 바닷길 만들기 종합 계획' 추진 일부 예산 지원도 이끌어냈다. 특히 LNG벙커링 터미널 입지 변경, 제2신항 진해 입지 등에서 보듯 해양·항만 정책 결정에 김 장관이 정치 기반인 부산시에 치우치지 않고 창원시 눈치를 볼 수 있게끔 한 건 허 시장과 관계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게 시 핵심 관계자 설명이다. 이 같은 상황에 두 장관 교체는 창원시에 썩 달가운 소식이 아니다.

창원시 핵심 관계자는 "국비를 확보하러 중앙 부처를 방문할 때 정무적 연결망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라면서 "지금껏 두 장관 존재로 시 현안 해결에 '속도성'과 '편리성'이 높았던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비 확보는 결국 우리가 참신한 아이디어로 해당 예산이 시민 복리에 꼭 필요한 점을 잘 설득하는 게 최대 관건"이라면서 "좌고우면하지 않고 올해도 국비 최대 확보에 온 직원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개각에서 행안부 장관에는 진영 국회의원이, 해수부 장관에는 문성혁 세계해사대학 교수가 각각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