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남저수지 조성 시기 알 수 있는 유적…문화재 지정 시급

주남저수지와 대산평야의 역사를 새롭게 쓰게 하는 일제강점기 건축물 '주천갑문(注川閘門)'이 발견됐다.

지난해 5월 기자가 이를 직접 찾아냈고, 그동안 관련 자료와 기록을 수집해 왔다.

주천은 주남저수지와 낙동강을 잇는 주천강을 이르고 갑문은 열고 닫을 수 있는 수문을 말한다.

대산평야와 주남저수지는 경남을 대표하는 평야와 생태 명소 가운데 하나다.

주남저수지는 지금 철새도래지로 이름이 높지만 근본은 창원시 동읍·대산면과 김해시 진영읍에 걸쳐 있는 대산평야의 홍수 조절·가뭄 방지를 위한 농업 시설이다.

▲ 1912년 들어선 주천갑문의 전면 한가운데 모습. /김훤주 기자

주천갑문은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와 창원시 대산면 우암리를 잇는 두 다리 주호교와 우암교가 맞물리는 주천강 언저리 산자락에 있다. 행정구역으로는 김해시에 포함된다.

물이 역류할 때 수위와 수량에 맞추어 수문을 여닫아야 하는데 아주 튼튼하지 않으면 크게 홍수가 질 경우 망가지기 쉬운 탓에 아예 바로 옆 산비탈의 자연 암반을 뚫어 만든 터널(일본식으로는 수도=隧道)이다.

주천갑문은 주남저수지와 대산평야의 시작을 알리는 유물이다. 그런데도 초라하게 쓰레기 더미에 둘러싸여 있다. 이웃 주민 몇몇만 존재를 알 뿐 경남도청과 창원시청·김해시청을 비롯한 공공기관의 어떤 조사와 기록에도 파악되어 있지 않다.

국가 또는 광역자치단체가 지정할 수 있는 지정문화재로도 되어 있지 않고 등록문화재로도 올라 있지 않다. 등록문화재는 지정문화재가 되지 못한 근대건축문화유산에 주로 주어지는 지위다.

경남도청이 2016년 만든 근대건축문화유산(www.gyeongnam.go.kr/archi_heritage)에는 건축물·기념물·구조물이 326개 올라 있는데 주남저수지를 만든 대산수리조합 사무실은 들어 있지만 주천갑문은 기록에서 빠졌다.

최헌섭 두류문화연구원 원장은 "주남저수지와 대산평야가 언제 어떻게 조성되었는지를 알려주는 상징적이고 중요한 유적이다. 여태 알려지지 않았다니 오히려 놀랍다. 경남근대건축문화유산 데이터베이스 탑재는 지정 또는 등록 문화재로 삼아야 할 정도로 가치가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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