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업자 "시공사가 지시"
시공사 "업체가 계약위반"
김해시의회, 12일 현장조사

올 연말 준공 예정인 김해시 진영화물차휴게소(화물차 공용주차장) 부실시공 의혹이 제기됐다. 김해시의회는 부실 시공 의혹을 확인하고자 현장조사를 할 계획이다.

진영화물차휴게소 공사에 골재를 납품했다는 ㄱ 씨는 "시공사가 수평배수재로 모래를 사용한다는 설계와 달리 순환골재(건설 폐기물을 물리적 또는 화학적 처리 과정을 거쳐 품질 기준에 맞게 재가공한 골재)를 넣어 시공했다. 모래는 ㎥(루베)당 3만 원인데, 순환골재는 더 싸다. 5만 2360㎡ 터에 모래를 깔려면 약 6억 원이 들지만 비용이 거의 들어가지 않는 순환골재를 쓰고 공사 비용을 남겼다"고 주장했다.

또 ㄱ 씨는 "시공사는 성토할 때 품질을 보증하는 시험성적서가 있는 두 업체 골재를 사용한다고 해놓고, 60% 이상 다른 업체 폐토로 시공했다. 불순물이 많아 조금만 파보면 냄새가 난다"고 했다.

시공사 지시로 지난해 11~12월 폐토를 구입해 공사장으로 배송했다는 ㄱ 씨는 거래명세표도 제시했다. 거래명세표 품명에는 '폐토', 하차지는 '진영운동장'으로 적혀 있다. 수량은 두 달간 '646'(1=17루베)으로 확인됐다. ㄱ 씨는 "우리를 포함해 총 3곳이 폐토를 날랐다. 시공사 지시 없이는 감리와 소장이 있는 공사 현장에 마음대로 흙과 모래를 한 톨도 넣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공사는 폐토를 사용하라고 지시한 적 없다며, ㄱ 씨를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 진영화물자동차휴게소가 들어설 김해시 진영읍 진영리 1500번지 주변 전경.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시공사 대표는 "당시 모래를 구하기 어려워 모래 대신 순환골재를 사용했다. 또 시험성적서를 받고 계약한 두 업체 골재 제품이 아닌 다른 업체 제품을 일부 가져다 쓴 것을 뒤늦게 확인했다. 지시·공모한 적도 없고, 다른 업체 제품 역시 시험성적서가 있다. 일부 폐토는 ㄱ 씨가 계약을 위반하고 가져다 쓴 것"이라고 말했다.

김해시도 진영화물차휴게소 부실시공 의혹을 검토한 결과 "공사 과정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김해시 교통정책과는 "여타 건설현장에서도 모래 수급이 어려우면 관련 기술자 검토 후 순환골재로 대체 가능하다. 순환골재 역시 품질을 확보해 시공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시는 폐토 논란에 대해서도 "폐토라고 표현하지만 건설폐기물법에 따른 순환토사(성토용) 재료가 맞다. 지난해 12월 적합 여부 검토를 통해 순환토사로 적합하다고 판정한 재료"라고 해명했다.

부실시공 논란이 일자 김해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는 12일 진영화물차휴게소 공사현장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정준호 시의원(더불어민주당·라 선거구)은 "ㄱ 씨와 또 다른 현장 근로자의 제보가 정확하게 일치한다. 의혹이 제기된 만큼 상임위 차원에서 현장을 확인하고자 한다. 직접 토사를 파헤쳐 폐토 여부를 확인하고, 사용승인 절차를 통과하지 않은 업체 제품을 납품한 의혹 등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해시 진영종합공설운동장 인근 5만 2360㎡ 터에 조성 중인 진영화물차휴게소는 지난해 10월 공사를 시작했으며, 올 12월 준공될 예정이다. 화물차 391면 주차 규모에 주유소·휴게소·편의시설 등이 들어선다. 현재 연약지반 개량 공사를 진행하고 있어 공정은 14.2%다. 김해시가 국비·도비·시비 등 78억 7000만 원을 들여 터를 매입했고, SK에너지가 시설비를 부담해 28년간 관리·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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