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민호 3자 단일화 제안
여영국 투트랙 협상 구사
손석형 양자 단일화 집중

'창원 성산' 국회의원 보궐선거 최대 변수인 후보단일화와 관련해 '선 진보 단일화'와 '3자 원샷 단일화' 방식이 동시에 제시되면서 후보 간 치열한 '샅바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단일화 방식에 따라 후보 간 유불리가 갈리고 나아가 단일화 성사 여부는 물론 범진보진영 승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영국(55·정의당) 예비후보는 권민호(62·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제안한 '3자 원샷 단일화'에 동의한다며 권 후보를 직접 만나겠다고 밝혔지만, 손석형(60·민중당) 후보는 "정의당-민중당의 진보 단일후보가 힘을 얻어야 자유한국당을 심판할 수 있다"는 견해로 맞서고 있다.

노창섭 여영국 선거대책본부 상임선거대책본부장은 지난 6일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촛불 부정세력에 창원 성산을 내어 줄 수 없다'는 권 후보의 제안은 여 후보가 이번 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시민들에게 약속한 첫 일성이기도 하다"며 "따라서 여영국 선본은 권 후보의 제안에 동의하며, 직접 만나 의견을 청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 선대본은 애초 정치연대나 후보단일화 때 사용하는 선출단위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방식에서 손 선대본에 성산구민 여론조사 50%, 민주노총 조합원 총투표 50%를 합산해 결정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여 선대본은 '진보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사실상 '투트랙 협상'을 구사하는 셈이다. 권 후보가 제안한 '3자 단일화' 검토를 통해 손 후보를 압박하는 동시에 손 후보와 끝내 단일화 합의에 이르지 못할 때 권 후보와 '2자 단일화'라는 승부수를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권 후보는 같은 날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보궐선거에서 범민주개혁진영이 완전한 승리를 거두려면 더 큰 연대가 필요하다"며 "민중당에서도 3자 원샷 단일화를 전향적으로 검토해 참여하기 바란다. 3당의 세 후보가 단일화 논의와 관계없이 직접 만나 허심탄회하게 논의하자"고 거듭 3자 단일화를 제안했다.

손 후보는 여 선대본의 행보에 대해 "양다리협상"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3자 단일화에 참여하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우선 진보 후보 단일화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앞서 손 후보 선대본은 '민주노총 조합원 총투표+민중경선제'를 정의당에 제안해 둔 상황이다. 민중경선제는 여론조사가 아닌 창원시민이 경선인단을 구성해 직접 투표를 하는 방식이다. 손 선대본은 7일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과 협상하는 것은 여영국 후보와 정의당의 자유다. 그러나 그 어설픈 협상의 자유가 진보의 가치와 정신을 버릴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며 "선 진보단일화의 관점을 여영국 후보가 유지한다면 민중(시민)경선방식에 대하여 더 구체적인 제안을 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한편, 경남진보원탁회의는 지난 5일 대표자회의를 열고 정의당과 민중당에 단일화 협상 관련 추가 논의를 권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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