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립마산박물관 특별전
개항·만세운동 관련자료 모아

유관순 열사가 천안 병천 아우내장터거리에서 "대한독립만세"를 외칠 때, 창원에서도 만세시위가 뜨거웠다.

창원시립마산박물관이 지역사 특별전 '100년의 기억, 대한독립만세'를 지난달 28일 개막하고 창원의 독립운동사를 재조명했다. 전시는 △개항, 도시의 문을 열다 △1919년, 독립을 외치다 등으로 꾸며졌다.

▲ 조선 마산 경정통 거리 사진. /이미지 기자
전시실에 들어서자 커다란 흑백 사진이 내걸렸다. '조선 마산 경정통' 거리다. 현재 마산합포구 반월동 통술거리 즈음인 이곳은 1900년대 일본인이 집단적으로 거주했다는 마산의 번화가였다.

마산항은 1899년 5월 근대적 개항을 진행했다. 많은 사람과 물자가 마산항을 통해 들어왔다. 하지만 마산항은 일본과 러시아의 세력다툼에 필요한 요지가 됐고, 1905년 일본의 수탈이 시작됐다.

박물관에서 '마산포 일본거류지 협정서', '조견일로전쟁지도', '조선여행안내기' 등을 볼 수 있다. 오로지 일본인 편에서 만들어낸 것들. 빼앗김의 역사는 기록으로 남아있었다.

독립은 간절했다.1919년 3월 1일 서울 탑골공원에서 시작한 독립 선언은 순식간에 전국 주요 도시로 확산했고, 창원지역은 마산장날 의거, 창원읍 의거, 진동면 고현장날 의거, 삼진의거 등으로 퍼졌다.

일본인이 많이 거주했던 마산은 어느 지역보다 감시가 철저했지만, 명도석(1885~1954)과 이교재(1887~1933), 변상태(1889~1963), 김주석(1927~1993) 등 여러 독립운동가의 의지를 꺾을 수 없었다.

▲ 창원시립마산박물관 지역사 특별전 '100년의 기억, 대한독립만세' 전시장 모습. /이미지 기자
창원시립마산박물관은 이들이 남긴 글과 여러 그림을 내놓고 이들의 곧은 정신을 비추었다.

그럼에도 전시장을 걷는 발걸음이 무겁다.

전시장 한편에서 볼 수 있는 '일제감시대상 인물카드'. '보안법', '출판법' 등 여러 죄명으로 낙인찍힌 독립운동가들의 어두운 얼굴이 카드 속에 담겨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

김수진 창원시립마산박물관 학예사는 "아프지만 자랑스러운 기억과 마주하자. 그리고 마음속 깊이 간직하자"고 했다.

전시는 5월 19일까지. 문의 055-225-7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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