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쑤시는 허리눕지 말고 움직여야 해"
허리 통증 대부분 '시간이 약
'맨손체조·걷기 등으로 나아져
구부린 자세, 퇴행성 악화 촉진
3달 이상 아플 땐 정밀 진단을

▲ 정형외과 전문의인 안면환 근로복지공단 창원병원 병원장은 요통은 운동 등으로 움직이면 자연적으로 회복된다고 강조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암과 같은 특별한 원인질환이 없는 요통이라면 대부분 저절로 낫습니다. 대부분은 퇴행성 변화가 관여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스스로 회복합니다. 그러나 요통은 대개 생활 중의 나쁜 자세나 습관에서 유발되기 때문에, 이를 고치지 않고는 계속 악화하고 회복되지 않는 겁니다."

정형외과 전문의인 안면환(67) 근로복지공단 창원병원 병원장은 "허리가 아픈 사람을 사흘 이상 눕혀 두지 마라"며 요통은 운동 등으로 움직이면 자연적으로 회복된다고 강조했다. 누워 있기만 해서는 도리어 회복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

안 병원장의 도움말로 요통에 대해 알아본다.

요통이란

"일반적으로 의사가 환자를 치료할 때 선택할 수 있는 큰 원칙이 2가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자연적 경과, 두 번째는 모든 치료 방법의 효과와 부작용 판단입니다. 자연적 경과는 질병마다 고유의 운명이 있다는 것입니다. 감기를 예로 들어볼게요. 감기는 시간이 지나면 낫습니다. 병원에서 주는 약은 진통제나 해열제, 기침을 멎게 하는 등 증상을 완화하는 것이지 감기 자체를 낫게 하는 게 아닙니다. 그러나 암이나 골수염은 그대로 두면 낫지 않으니까 수술 등으로 적극적 치료합니다. 대부분의 요통은 퇴행성 병변으로, 허리의 퇴행성 질병은 감기와 같이 대부분이 자연적으로 낫게 되어 있습니다."

척추 마디는 일명 디스크라고 하는 1개의 추간판을 중심으로 아래와 위 척추체, 이를 연결하는 다양한 인대와 근육들로 구성된다.

이런 척추 마디가 여러 개 모여 하나의 기둥, 즉 척추를 이루는데, 팔과 다리가 어떤 물건을 잡고 위치를 이동할 수 있도록 자세를 유지하고, 몸통의 운동이 가능하게 한다.

요통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척추 마디에 기능적 이상, 질병, 혹은 손상이 발생해 생긴다.

요통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흔한 증상이다. 그래서 별다른 조치 없이 무심결에 넘기기도 한다.

안 병원장은 "요통은 척추체의 뼈나 인대, 근육 등 다양한 구조물에 암이나 골수염 등의 질병이나 손상이 생겨 발생할 수도 있으나, 대부분 통증은 추간판 탈출증(일명 디스크) 혹은 파열증후군, 후관절 증후군 등의 퇴행성 변화에 의해 생긴다"고 말했다.

암이나 골수염 등은 대부분이 저절로 낫지 않기 때문에 항생제나 항암제와 더불어 수술 등을 시행하게 된다.

반면 추간판 탈출증과 같은 퇴행성 병변은 대부분이 시간의 경과에 따라 자연적으로 회복된다고 믿어 먹는 약, 주사 등의 진통제를 투여하고 있다.

실제 추간판 탈출증 환자 75% 이상에서 심하게 튀어나온 추간판이 흡수돼 없어지면서 통증이 사라지고 마비된 신경도 회복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안 병원장은 설명했다.

나쁜 자세와 습관

안 병원장은 "요통은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요추부의 퇴행성 변화는 나이가 듦에 따라 생길 수도 있으나, 나쁜 자세나 습관에 의한 경우도 많다.

잘못된 식이 습관과 체중 증가에 의한 만성적 자극, 운동 부족에 의한 근력 약화, 반복적인 운동에 의한 추간판 손상, 배가 튀어나온 나쁜 자세에 의한 체중의 재분배, 흡연 등은 척추의 퇴행성 변화를 촉진한다.

안 병원장은 "추간판 압력을 측정한 결과, 똑바로 서 있는 자세를 기준으로 하면, 누운 자세에서는 압력이 25% 감소하는 반면, 구부정한 자세에서는 약 25%가 증가하고, 의자에 앉은 자세에서는 약 50%가 증가하며, 완전히 구부린 자세에서는 약 400%로 증가한다"고 말했다.

추간판 탈출증이나 추간판 파열증후군 환자들이 세수 하기 위해 앞으로 구부린 상태에서 통증이 악화되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안 병원장은 "추간판 탈출증 환자에서 허리를 뒤로 젖히는 운동을 권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며 "반면에 허리를 뒤로 자주 젖히거나, 비트는 경우에는 후관절의 퇴행성 변화가 악화되어 후관절 증후군 혹은 척추관협착증을 초래할 수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모든 퇴행성 질환이 낫는 것은 아니다.

3개월 이상 회복되지 않는 경우에는 자연적 회복 능력이 없기 때문에 수술 등의 적극적 치료가 요구된다.

안 병원장은 "퇴행성 원인에 의한 요통은 주로 아침에 통증이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암이나 결핵, 화농성 골수염 등은 밤에도 아프다. 자다가도 허리가 아파서 깰 정도면 병원에 빨리 와서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또 통증이 3주 이상 지속돼도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치료와 재활

"몸은 한번 아프면 계속 아픈 경우가 많습니다. 재활을 위해서는 체력을 키워야 합니다. 이를 위해 도움되는 것이 2가지인데, 하나는 운동이고, 다른 하나는 건전한 생활습관입니다."

운동은 맨손체조나 걷기 등을 권했다.

안 병원장은 "치료는 환자 본인이 스스로 하는 것이고, 의사는 도움을 줄 뿐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리 통증이 있으면 스스로의 생활을 모니터링하는 습관을 들이라고 추천했다.

안 병원장은 "허리가 아프면 '어제 내가 뭘 했지' 하며 기억을 더듬어 보는 것이 좋다. 그렇게 통증 원인을 파악해 그것을 피해야 한다. 스스로 잘 컨트롤해야 한다. 즉 자신이 치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쁜 습관을 버리고 좋은 습관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것은 건전한 상식을 이용하고 주위 이야기에 휩쓸리기보다는 잘 모르면 전문가 즉 의사들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안 병원장은 "과거에 막연한 소문을 듣고 여기저기 주사를 맞다가 나중에 수술도 못하고 합병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았고, 요즘도 드물지 않게 보고 있다"며 "막연하고 과학적 근거 없는 불건전한 상식을 이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충고했다.

이어 "통증이 심하면 좋은 습관을 복구하지 못하게 돼 반복적으로 요통을 호소하는 경우도 자주 보게 된다"며 "최근 부작용이 많이 감소된 좋은 약들이 개발되었음에도 약을 먹지 않고 지나치게 운동을 하지 않아 오히려 허리뿐만 아니라 건강이 악화되는 악순환을 하는 경우도 본다. 빠른 시일 내에 진통제 등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통증을 줄이고, 운동이나 물리치료 등을 이용해 재활함으로써 좋은 습관을 복구하면 만성적인 허리 통증을 예방할 수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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