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승 대표 구속되자 부인 황을경 씨 경영 전면에
난관 극복하고 조직운영·매출 정상화 이룰지 주목

100년 전통 몽고식품 경영인이 바뀌었다.

김만식 전 명예회장의 갑질 논란에 이어 김현승 대표마저 국외재산도피 등의 혐의로 구속됨으로써 회사가 직격탄을 맞게 되자 김 대표의 부인 황을경 씨가 경영 전면에 나섰다.

황 대표가 위기에 빠진 회사를 정상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잇단 '오너리스크'에 100년 기업 흔들 = 몽고식품은 지난 2015년 김만식 전 명예회장의 운전기사 상습폭행 등 갑질 논란으로 큰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이 사건으로 당시 창립 110주년을 맞았던 몽고식품은 매출 감소 위기를 겪었다.

2015년 477억 원이었던 매출액은 이듬해 439억 원, 2017년 418억 원으로 줄었다. 매년 10%를 웃돌던 간장시장 점유율도 2016년 8% 수준까지 떨어졌다.

1905년 창업한 몽고식품이 갑질 논란으로 최대 경영위기를 맞은 것이다. 결국 김 전 명예회장은 불명예 퇴진했다. 이후 그의 장남인 김현승 대표가 회사를 이끌어 왔다.

몽고식품은 다양한 제품 개발과 국외 수출시장 확대 전략으로 위기에 맞섰다. 이 같은 노력으로 바닥을 찍었던 매출은 점차 회복의 기미를 보였다. 지난해에는 애초 매출 목표 460억 원을 초과 달성하며 예전의 명성을 되찾는 듯했다.

하지만 정상화에 대한 기대는 오래가지 못했다. 미국에 법인을 세워 국외시장 개척에 나선 김 대표는 콩 수입 대행료 수십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지난 1월 구속됐다.

현재 김 대표는 특정경제범죄법 위반, 대외무역법 위반, 조세범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황을경 대표 공동 경영자 = 몽고식품은 올해 창업 114주년을 맞아 새로운 100년을 향해 재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판매 채널의 다각화, 새로운 마케팅·홍보 전략 수립 등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넘어 성장의 방향을 제시했다.

하지만, 그동안 발목을 잡던 오너리스크가 다시 터지면서 국외사업과 신사업 동력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김 전 명예회장의 갑질 논란 당시 불매운동까지 일면서 경영 위기상황에 직면했었고, 또 이번 김 대표 사건이 터지면서 경영난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이러한 위기감은 내부에서도 감지됐다.

몽고식품 관계자는 "김 대표 소식에 몽고식품 직원들도 침통하고 뒤숭숭한 분위기였다. 일전에 경영난을 겪은지라 또다시 회사가 이번 일로 흔들릴까 봐 걱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를 추스르고 정상화 발판을 마련하고자 김 대표의 부인 황을경 대표가 나섰다.

몽고식품은 지난달 25일 자로 사업자등록 변경을 완료하고, 김현승·황을경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미국에서 현지 판매법인을 운영하고 있던 황 대표는 사건이 터지자 귀국해 내부 분위기 수습과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노력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회사 내 모든 의사 결정이나 실질적인 경영상 업무는 황 대표가 모두 처리하고 있다. 황 대표는 어려운 경영 환경을 돌파해야 하는 최대 숙제를 안고 있다. 황 대표가 이들 난관을 극복하고 조직안정과 경영 성과를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몽고식품 관계자는 "황 대표가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면서 회사 운영과 관련해 투명하게 운영하겠다고 공표했다"며 "두 번이나 지역민들 기대를 저버려 죄송할 따름이다. 다시 사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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