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 역사상 첫 ACL 본선
김종부 감독 "4강행 목표"
상금 획득·몸값 상승 기회
지난해 K리그 돌풍의 핵심이었던 경남FC가 아시아 대륙에 돌풍을 일으키기 위한 시동을 걸었다.
2006년 출범한 도민축구단 경남FC. 그 사이 13년의 세월이 흘렀고, 2부리그 강등과 승격,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행로를 걸어왔다.
경남은 5일 오후 중국 산둥 루넝과 ACL 조별리그 첫 경기를 창원축구센터에서 치렀다. 경남이 속한 E조에는 경남, 산둥 외에도 일본의 가시마 앤틀러스, 말레이시아 조호르 다룰 탁짐이 속해 있다. 이 4팀이 5월 22일까지 홈과 원정을 오가며 리그전을 벌인다. 여기서 1·2위가 16강에 진출하며 16강전부터는 홈과 어웨이 토너먼트를 치른다.
ACL은 동아시아와 서아시아로 나누고 서아시아는 A∼D조, 동아시아는 E∼H조로 나눠 각각 리그전을 벌이며 4강전까지 동·서아시아 클럽 간 맞대결은 없다. 결승은 동아시아 1위와 서아시아 1위가 맞붙는다.
한국에서는 F조에 지난해 FA컵에서 우승한 대구FC, G조에 지난해 K리그1 우승팀 전북현대, H조에 지난해 K리그1 3위로 플레이오프를 거친 울산현대가 각각 나선다.
전북과 울산은 ACL 우승 경험도 있다. 전북은 2006년과 2016년, 울산은 2012년 각각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반면 경남과 대구는 ACL이 처음이다. 시·도민 구단 2팀이 동시에 ACL에 진출한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전북과 울산이 우승을 목표로 하지만 경남은 4강 진출을 노리고 있다. 김종부 감독은 "처음 나가는 대회지만 조별리그를 통과한다면 4강까지는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ACL에서 우승하면 막대한 포상금과 함께 국제축구연맹이 주관하는 클럽월드컵 출전권도 확보한다. 클럽월드컵은 유럽, 아시아 등 6대륙 챔피언스리그 우승 클럽과 주최국 리그 우승 클럽 등 7개 클럽 대항전이다.
ACL 우승 상금은 400만 달러. 준우승은 200만 달러를 받고, 원정경기를 가면 6만∼12만 달러를 보조받는다. 16강전부터는 경기마다 10만∼25만 달러를 챙긴다. 경남이 4강에 진출한다면 최소한 참가수당 등으로 100만 달러(11억여 원) 이상을 챙길 수 있다. K리그1 우승 상금은 5억 원에 불과하다.
구단이 상금을 챙기는 것 말고도 감독이나 선수들도 ACL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K리그를 벗어나 아시아 대륙에서 자신의 명성을 얻고 몸값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 각국 리그 우승팀 등 상위 클럽들 사이에서 지도력이나 실력을 뽐낼 기회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올해 경남에 온 조던 머치나 룩 카스타이흐노스도 ACL 진출 클럽이라는 점이 경남행 결정에 크게 작용했다고 말한 바 있다.
경남의 4강행에 가장 큰 걸림돌은 조별리그다. 가시마가 조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는 가운데 산둥과 조호르를 제쳐야 조 2위로 16강전에 진출할 수 있다.
3개월간의 조별리그 장정이 시작된 가운데 ACL에서도 돌풍을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