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어선 700척 현대화 계획
선박건조 기술 확대 사업도

지난달 1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국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유리 트루트네프 러시아 부총리 겸 극동관구 대통령 전권대표는 극동지역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에 대해 세제 혜택, 기초 인프라 구축, 인증제도 완화 등을 약속했다.

이날 행사에 항만개발·운영과 관련해 베르쿠트(BERKUT) 그룹이 참여했고, ㈜HK와 만나 합작법인 설립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한국과 러시아는 2017년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아홉 개의 다리' 협력사업(조선·항만·북극항로·가스·철도·전력·일자리·농업·수산)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강력한 조선산업 육성정책을 펼치면서 조선업 협력사업은 다른 사업보다 활기를 찾고 있다.

▲ ㈜HK와 한국-러시아 합작법인 설립을 준비 중인 베르쿠트 그룹 소속의 슬라반카조선소 노동자들이 작업장으로 가고 있다. /주찬우 기자

러시아는 선박 건조능력을 확보하고 조선업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2035년까지 모든 선종을 건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라고 지시했다.

극동미래경제포럼 이성용 회장은 "한국과 러시아 간 조선기술 협력사업은 기업뿐 아니라 러시아 정부에서도 상당한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특히 기술력이 뛰어난 한국 조선업체에 러시아는 새로운 시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1991년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된 이후 새로운 건조 없이 대부분 수리만 진행해 어선 대부분이 노후화되고 수명이 다했다.

HK와 베르쿠트 그룹 소속의 슬라반카조선소 간 한-러 합작법인이 설립되기 전에 건조의향서가 쇄도한 것도 어선 현대화가 필요한 시점이 도래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러시아 정부는 2030년까지 어선 700척을 새로 건조하는 어선 현대화 계획을 세우고 있다.

HK 관계자는 "일부 선주사는 시기를 앞당겨달라고 요구할 정도로 발주에 적극적"이라며 "국내 조선기자재업체와 조율해 원활한 건조를 위해 협력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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