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쳇바퀴 속 숨은 보물 찾아
8~23일 사천문화원·문예회관
경남연극협회 14개 극단 참가
신작·인기작·지역사 연극 풍성
개막 축하공연 등 볼거리 다양

따란~, 다시 때가 됐습니다! 경남 연극인들의 최고 연극 잔치 제37회 경남연극제가 8일부터 23일까지 사천에서 열립니다. 극단별로 야심 차게 작품을 준비하는 만큼 매년 관객들로 성황을 이루는데요.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도민이라면 이번에도 최소 연극 한두 편 정도는 보셔야지 않을까요.

경남연극협회에 13개 지부 17개 극단이 있는데요, 올해는 이 중에 14개 극단이 참가합니다. 여느 때보다 참가 극단이 많습니다. 행사 기간이 전부 16일인데, 개막식이 열리는 8일과 휴식일인 15일을 빼면 14일 동안 매일 한 편씩 연극이 무대에 올려집니다.

연극제는 경연 방식입니다. 행사기간 심사위원들이 모든 작품을 보고 점수를 매깁니다. 그리고 폐막식이 열리는 23일 시상을 하죠. 단체상으로 대상 1팀, 금상 2팀, 은상 3개 팀, 개인상으로 연기대상 2명, 우수연기상 3명, 신인연기상, 희곡상, 연출상, 무대예술상 각 1명씩 선정합니다. 경남연극의 발전을 위해 애쓴 이를 위해 공로상도 줍니다.

단체 대상을 받은 극단은 오는 6월 서울에서 열리는 제4회 대한민국연극제에 경남 대표로 참가합니다. 그동안 경남 연극인들의 성과가 적지 않습니다. 지난해 제36회 경남연극제에서 대상을 받은 거제 극단 예도가 대한민국연극제에서 금상을 받기도 했지요.

▲ 통영 극단 벅수골 <연못가의 향수>. /경남연극협회
◇삶을 위로하는 연극

제37회 경남연극제 슬로건은 '다시, 삶을 노래하다'입니다. 협회가 맘대로 정한 건 아니고요. 사천 극단 장자번덕이 지난 1월 14일에서 19일까지 슬로건 공모를 진행해 선정한 겁니다. 제출자는 "삶을 풀어내고 다시 돌아보게 하는 게 연극"이라는 뜻을 담았고요. 경남 연극인들은 여기에 "우리네 세상살이가 삭막하고 별 볼일 없고 초라하더라도 이번 연극제를 통해 삶 속에 숨겨진 가치, 희망, 아름다움, 고귀함을 찾아보자"는 바람을 덧붙였다고 합니다. 연극이 참 위로가 되는 게 작품마다 시대도 다르고 내용도 다르지만, 지금 삶에 어떤 영감을 주거나 도움이 될만한 장면이나 대사는 꼭 있게 마련이거든요. 이런 게 배우들에게서 뿜어나오는 에너지와 함께 어우러져서 꽤 위로가 됩니다.

이번에는 홍보 동영상도 3편 찍었는데요. 황갑수, 김성균, 진선규 배우가 등장해 각각 1분 정도 되는 영상 편지를 보내는 형식입니다. 다들 경남 지역 극단에서 활동을 하던 이들입니다. 먼저 영화 <범죄도시>, <극한직업>으로 인기를 얻은 진선규 배우는 진해 출신이고요. 진해 극단 고도에 잠시 몸을 담았던 적이 있답니다.

▲ 사천 극단 장자번덕 <천년의 마블>. /경남연극협회
김성균 배우는 어느 TV 프로그램에서 경남연극제가 자신의 데뷔 무대였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사천 극단 장자번덕에서 연기를 했답니다. 그리고 황갑수 배우는 거창, 밀양, 사천, 진주에서 활동했는데, 경남연극제에서 상도 제법 많이 받았다네요.

특히 진선규 배우가 "연극 속에서 자기 삶을, 목표, 꿈, 희망들을 다시 찾아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한 말이 인상 깊네요. 영상은 경남연극협회나 극단 장자번덕을 포함한 개별 극단 SNS에서 볼 수 있습니다.

▲ 진주 극단 현장 <여가수 진수린>. /경남연극협회
◇어떤 작품들이 나오나

올해도 신작이 제법 많습니다. 신작이란 지난해 3월 열린 경남연극제 이후에 만들어진 연극을 말합니다.

특히 거제 극단 예도의 <꽃을 피게 하는 것은>(이선경 작, 이삼우 연출), 극단 양산의 <소풍 가는 날>(오승일 작, 송진경 연출), 창원 극단 미소의 <그 가게가 위험하다>(장종도 작·연출), 거창 극단 입체의 <투사 - 어느 시인을 위한 기억>(현태영 작, 이종일 연출)은 이번 연극제에 처음 선뵈는 작품입니다.

또 사천 극단 장자번덕의 <천년의 마블>(정가람 작, 이훈호 연출), 김해 극단 이루마의 <괴물이라 불리던 사나이>(김세한 작, 이정유 연출), 통영 극단 벅수골의 <연못가의 향수>(신은수 작, 장창석 연출), 진해 극단 고도의 <제압할 진(鎭) 바다(海)>(차영우 작·연출)는 주로 지난해 후반기에 만들어진 작품들인데,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활용한 것이 돋보이는 연극이죠.

이 외에 마산 극단 객석과 무대의 <아빠는 새가 아니다>(이충무 작, 문종근 연출), 밀양 극단 메들리의 <늦둥이>(최송림 작, 김은민 연출), 함안 극단 아시랑의 <여자만세>(국민성 작, 손민규 연출), 창원 극단 나비의 <Mr. 쉐프>(차근호 작, 김동원 연출), 함양 극단 문화모임 광대 <연리목 이야기>(조현우 작·연출), 진주 극단 현장의 <여가수 진수린>(백하룡 작, 고능석 연출) 등 꾸준히 사랑받은 작품들이 참여합니다.

▲ 김해 극단 이루마 <괴물이라 불리던 사나이>. /경남연극협회
공연은 모두 오후 7시 30분 사천문화원과 사천시문화예술회관에서 번갈아 열리고요. 폐막일 당일에는 오후 4시에 마지막 공연이 있습니다. 공연장 중에서 사천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은 원래 800여 석 규모이지만, 참가작 규모를 생각해 객석을 400여 석으로 줄여서 공연합니다.

연극 말고도 이런저런 행사가 많습니다. 우선 8일 오후 7시 30분 사천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개막축하공연으로는 퓨전 플라멩코 트리오 옴팡이 이번 연극제 슬로건 '다시, 삶을 노래하다'를 주제로 공연을 합니다. 강렬한 플라멩코 춤사위가 볼만하고요. 연극제 기간 사천시문화예술회관 로비에서는 전통예술원 마루의 '판굿과 잡희', 노는 여자 영자씨의 플라멩코 공연 '판', 어쿠스틱 브라더스와 박제광의 노래공연, 이모션트리오의 클래식연주, 마술사 주우혁의 마술쇼, 현대무용단 USD의 춤공연 등이 준비돼 있답니다. 또, 사천문화원 공연장에서는 지역 가수 박재범과 김기웅 공연도 펼쳐진다네요.

자, 그럼 이번 주말부터 즐기는 일만 남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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