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개막전 성남에 2-1
선수 많아 상황 맞춰 투입
주전경쟁, 전력 상승 기대

경남FC의 포지션 경쟁이 시작됐다. 지난겨울 K리그 22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선수를 영입한 경남으로서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김종부 감독은 기존의 포지션에 얽매이지 않고 파격적인 기용이나 포지션 변경까지도 서슴지 않는다. 무한 경쟁이 펼쳐질 수밖에 없다.

지난 1일 하나원큐 K리그1 2019 개막전에서 경남은 올 시즌 승격팀인 성남FC를 홈으로 불러들여 2-1 승리를 거뒀다. 첫 경기에서 승점 3을 획득하면서 기분좋게 '김종부호' 3기가 출범했지만, 안으로 들어가보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U-22 룰 = K리그에는 22세 룰이 있다. 만 22세 이하 선수 2명이 출전 명단에 포함돼야 하고, 그중 1명은 선발 출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규칙을 지키지 않아도 되지만 그러면 전체 출전 선수가 1~2명 줄어들고, 선수 교체 횟수도 2회로 줄어든다.

따지고 보면 뛰지도 않을 22세 이하 선수를 포함해 18명을 출전시키는 것이나, 빼고 17명을 출전시키는 것이나 큰 차이가 없을 수도 있다. 전반에 22세 이하 선수를 출전시켰다가 후반에 교체 횟수 1회를 소모하는 것이나 아예 출전시키지 않고 2회만 교체하는 것이나 차이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런데도 각 구단이 이 룰을 따르는 것은 구단의 '젊은 피' 육성 정책과 관련이 있다. 젊은 선수에게 꾸준히 출전 기회를 줘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경남은 지난해에 미드필더 김준범을 주로 U-22로 출전시켜 왔다. 포워드 김신이나 미드필더 김종진도 가끔 출전했다. 올해는 여기에 포워드 이승엽이 가세했다. 지난 1일 성남과 경기에는 김준범이 선발로 출전했고 이승엽이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 지난 1일 하나원큐 K리그1 2019 개막전에서 성남FC에 2-1 승리를 거둔 경남FC 선수들이 경기를 마치고 단체로 홈 관중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지난해 꾸준히 선발 출전하면서 골맛까지 본 김준범이었지만 이날 개막전에서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아직 어린 김준범에게 최영준의 빈자리를 다 책임지울 수는 없다. 하지만 김준범이 미드필드에서 장악력이 떨어지면서 최종 수비수에게 부담이 전가되거나 쿠니모토의 활동 반경을 제한하게 됐다. 후반 김준범을 대체해 조던 머치가 투입되면서 훨씬 유기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지난해 체중 감량에 소극적이었고 몸이 무거워지면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김신이 지난겨울 체중 감량에 성공했고 올해는 미디어데이에 경남의 유스를 대표해 참가했던 이승엽까지 입단했다. U-22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두꺼워진 스커드 = 지난겨울 경남은 모두 22명을 영입했다. U-22에 해당하는 젊은 선수도 있지만 즉시 전력감도 많다. 실제 이번에 경남에 입단하고도 이날 개막전에 명단을 올리지 못한 즉시 전력감만 해도 이영재, 곽태휘, 배승진 등이 있다. 여기에 기존 멤버도 하성민, 안성남, 유지훈, 이재명, 우주성, 여성해 등이 개막전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광선은 포워드와 중앙수비수를 모두 볼 수 있는데 이날 개막전에서는 수비수로 출전했다. 이광진과 유지훈은 미드필더와 수비수로, 머치는 수비형 미드필더와 윙어로, 룩 카스타이흐노스는 윙어와 포워드 등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도 많다. 수문장도 지난해 맹활약한 이범수와 손정현의 경쟁이 예상된다. K리그와 ACL, FA 등 3개 대회를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경남으로서는 모든 경기에 붙박이 주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만큼 주전 경쟁도 치열하게 벌어질 전망이다.

실제 이날 성남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한 김승준도 2월 28일까지만 해도 김 감독의 선발 구상에 이름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김승준은 선발 명단에 없었다. 박기동과 이영재가 작은 부상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은 가운데 김승준이 기회를 잘 잡은 것"이라고 밝혔다. 김승준도 "(선발에 빠질 것으로 보여) 감독님께 약간 서운한 마음도 있었는데 갑자기 선발로 출전하면서 그동안 준비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했을 정도다.

5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리는 ACL E조 조별리그 중국 산둥 루넝과 1차전 선발은 1일 성남전과는 크게 다를 수 있음을 예상할 수 있다. 특히 ACL은 U-22 룰이 적용되지 않는다. /정성인 기자 in@idomin.com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