셉테드(CPTED)란 용어는 일반인에게 최근 들어 알려지기 시작한 범죄예방기법이다. 간단히 말하면 '범죄예방 환경설계'를 뜻하는 것으로 건물이나 시설과 같은 환경을 개선해 범죄를 예방하는 것이다. 범죄를 예방하는 가장 기본적인 활동은 경찰의 순찰이지만 경찰의 주요 임무는 범죄 신고출동이고 제한된 인력으로 광범위한 지역의 상시 순찰은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근본적인 범죄기회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 서구 선진국에서 연구된 기법이 바로 셉테드다.

셉테드는 건물과 골목길 등에 적용하기 위한 디자인 설계다. 이 설계는 크게 세 가지 원리로 요약할 수 있다. 자연적 감시, 자연적 출입통제, 영역성 강화다. 첫째로는 '자연적 감시'다. 이는 최대한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통로를 만들어 사람들의 시선을 늘려 자연스럽게 범죄를 예방하는 것이다. 공공장소에서는 운동기구 설치 등으로 가급적 많은 사람이 활발히 사용하도록 하여 대중의 '거리의 눈'을 통한 자연스러운 감시가 이뤄지도록 한다. 두 번째는 '자연적 출입통제'로 건축물 등의 가시권을 최대한 확보하도록 배치·설계하여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외부인의 침입 여부를 관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영역성의 강화'이다. 사람은 '타인의 영역'으로 느껴지는 공간에 들어가면 불안을 느껴 장소를 피하는 성향이 있다. 이 점을 이용해 작은 꽃밭과 울타리를 세우는 등으로 사적인 공간에 대한 구분을 준다. 그렇게 하면 해당 건물에 거주하지 않는 통행자들은 타인의 영역에 침범했다고 하는 심리적 부담과 함께 범죄행동을 자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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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세 가지 원칙을 실제 주거 환경에 적용하기 위해 CCTV, 표지판 등 다양한 안전 시설물이 활용된다. 지자체와 경찰이 협업하여 시설물의 설치 및 유지관리에 관심을 기울여 가시적인 예방효과를 줌과 동시에 쾌적한 상태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셉테드의 중점 방향이다. 경찰청에서는 1월 25일 '범죄예방진단절차 및 활용에 관한 규칙'을 공포하였고 전국 시·도 지자체에서도 지역 실정에 맞는 조례를 정비하고 있다. 김해시는 2017년 8월 '범죄예방도시디자인 조례'를 제정했다. 셉테드는 유지관리도 중요하다. 따라서 시민들의 적극적인 요구와 참여가 필요한 만큼 앞으로 경찰과 지자체, 시민 협업으로 안전한 김해가 만들어지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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