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정상 8개월 만에 재회
"성공적인 결과물 확신"
오늘 '하노이 선언'발표

북미 정상이 8개월 만에 다시 손을 맞잡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8시 28분 베트남 하노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만나 2차 비핵화 담판의 문을 열었다.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260일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탄 전용차는 이날 오후 8시 15분에 먼저 회담장에 도착했고, 김 위원장의 전용차는 오후 8시 20분 모습을 드러냈다.

두 정상은 8시 28분께 카메라 앞에 모습을 보였다. 9초가량 악수를 나눈 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고, 김 위원장도 트럼프 대통령의 팔을 살짝 치는 등 가벼운 스킨십과 함께 짧은 대화를 주고받았다. 김 위원장은 "모든 사람이 반기는 훌륭한 결과가 만들어질 것이라 확신하고 그렇게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2차 회담이 1차만큼, 아니면 더 성공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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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트럼프 만찬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미 대통령이 27일 오후 제2 북미정상회담장인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만찬을 하고 있다. /백악관 제공

두 정상은 오후 8시 40분부터 20분간 배석자 없이 단독 회담을 한 뒤 오후 9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친교 만찬을 진행했다.

만찬에는 미국측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대행이, 북측에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리용호 외무상이 배석했다.

앞서 양측은 서로에 좀 더 적극적인 결단을 촉구, 압박하며 초반부터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북한이 비핵화를 선언하면 베트남처럼 번영할 것"이라며 "그 속도는 매우 빠르고 잠재력은 엄청날 것이다. '내 친구' 김정은에게는 역사상 전무후무한 훌륭한 기회"라고 올려, 다시 북측의 의지를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로 떠나기 직전에도 "완전한 비핵화로 북한은 급속히 경제 강국이 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달라지는 게 없을 것이다. 김 위원장이 현명한 결정을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북측도 자신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를 통해 "조선 측은 미국의 결단에 상응한 선의의 추가적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번 회담에서 성과 달성 여부는 미국 측이 조선과 관계 개선을 위한 신뢰조성 조치, 핵전쟁 위협의 종결을 대화 상대방에게 확신케 하는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얼마나 과감하게 취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맞받았다.

이는 제재 완화를 비롯해 종전선언, 북미관계 개선 조치 등의 수위에 따라 영변 핵시설 폐기·검증은 물론 그 이상의 파격적 결단도 김 위원장이 내릴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국내에서는 영변 등 핵시설·물질에 대한 '검증 가능한' 해체 여부가 결국 미국 측의 제재완화 정도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관심을 모았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27일 미국 특파원과 간담회에서 "영변 핵시설의 폐기가 아닌 동결, 핵물질의 생산 중단만 해도 미국이 평화선언, 연락사무소 개설, 제재 완화를 내줄 수 있다는 보도가 있는데 그렇지 않다고 본다"며 "영변 이외에 북한 핵시설, 즉 농축 우라늄 시설이나 원심 분리기 생산시설, 또 육불화 우라늄 등에 대해 검증 가능한 해체를 하면 미국도 상당히 큰 양보를 할 것이다. 이렇게 과감한 결단을 하면 우리 입장에서도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해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두 정상은 회담 이틀째인 28일에는 오전 일찍부터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 정상회담과 확대 정상회담, 오찬을 함께한다.

이 자리에서 지난해 1차 회담에서 합의한 △완전한 비핵화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의 구체적 조치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오후에 회담 결과물을 담은 '하노이 선언'에 서명한 뒤 일정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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