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영 도의원 "과하지 않나" 항의… 사업회도 "윤 의원 발언 부적절"

윤한홍(자유한국당·창원 마산회원) 의원이 3·15의거기념사업회 정기총회에서 "김경수 지사가 부정선거를 했다. 그런데도 부정선거에 맞선 역사를 가진 마산시민들이 도지사 석방을 위해 탄원서명운동을 하는 게 부끄럽다"는 취지로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1960년 이승만 자유당 정권의 3·15부정선거에 반발해 마산에서 일어난 대규모 시위인 3·15의거를 빗댄 축사였지만, 한국당 당원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한 발언이라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업회 '제26회 정기총회'는 지난 26일 오후 6시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 웨딩그랜덤에서 열렸다.

윤 의원은 이날 허성무 창원시장 다음으로 한 축사에서 "3·15의거는 자랑스러운 마산의 역사였다. 마산은 권력에 맞서 부정선거에 저항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이끌었던 곳이다. 대한민국 민주화의 효시가 3·15의거다"라고 운을 떼고서 "부끄럽게도 경남의 도지사가 대선에서 부정선거를 했다해서 구속됐다. 다른 지역도 아니고 마산을 근거로 한 경남도지사가 여러분들께서 권력에 맞서서, 부정선거에 온몸으로 맞서서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뛰어나온지 59년이 됐는데.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다. 더 놀라운 일은 부정선거를 했다고 법원에서 판단을 했는데, 이분(김 지사)을 석방하라고 마산시민들이 운동을 한다는 게 너무 부끄럽다"고 말했다.

583190_445267_5153.jpeg

이 같은 발언이 나오자, 총회 자리에 있던 김경영(더불어민주당·비례) 도의원은 "과하지 않습니까. 짧게 하세요"라고 항의했고, 일부 참석자들도 "그런 말 하지 마세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럼에도, 윤 의원은 전혀 개의치 않은 듯 발언을 이어나갔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3·15 시민정신은 과연 무엇인지, (윤 의원)당신이 그 정신을 역사 앞에 떳떳하게 말할 정도의 행동하는 양심을 가지고 살았는지요?"라고 비판했다.

사업회도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업회는 김경수 도지사 불구속 재판을 위한 경남운동본부에 참여하고 있는데, 윤 의원의 이번 발언으로 오해를 사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김장희 회장은 27일 윤 의원실로 항의전화를 하기도 했다.

사업회 관계자는 "내년 3·15의거 60주년이라는 중요한 행사를 앞두고 마련한 총회였는데, 굳이 정치적인 발언을 할 필요가 있었나. 손님으로 온 윤 의원이 사실상 '재'를 뿌리고 갔다"며 "한국당 당원들만 모인 자리도 아닌데, 옳고 그름을 떠나 부적절한 발언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3·15의거의 본산인 경남에서 부정선거에 연루된 김 지사는 어울리지 않는다"며 "이날 축사는 권력과 부정선거에 온몸으로 맞서 마산의 자존심을 지켜낸 이들이 모인 단체에서 3·15의거 정신을 되새기자는 취지에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