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 공무원 출신… 박정희·법정 스님 존경

창녕 공무원 출신의 정치인

성낙인(60·창녕1) 의원은 도의회 안에서 ‘입지전적 인물’로 꼽힌다. 창녕군 공무원 출신으로, 창녕읍장 등 34년간 일한 뒤 11대 경남도의회에 입성했다. ‘늘공(늘 공무원)’에서 정치인으로 변신, 어떤 계기였을까.

“조금 늦게 공무원을 시작했지만, 잦은 야근(?) 등으로 남들보다 조금 승진도 빨리하고, 수년 일하지 않았나 싶습니다(웃음). 공무원으로 있으면서 2009년 2월 화왕산 억새 태우기 참사가 가장 기억납니다. 화왕산(해발 757m) 정상에서 억새 태우기 행사를 하던 중 배바우 근처에서 갑자기 역풍이 일면서 불길이 방화선을 넘고 관람객 쪽으로 번졌습니다. 모두 7명이 사망하고 81명이 다쳤습니다. 그때 창녕군 공보계장으로 있었는데, 두세 달을 거의 날마다 전국에서 몰려온 기자들에게 브리핑했던 기억이 나네요. 아무튼,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박봉’이지만, 나라에서 주는 월급 덕분에 아이들도 키우고, 저도 사회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퇴직하면 우리 공동체를 위해 조그맣게라도 봉사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었습니다. 저는 창녕에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공직생활도 여기서 줄곧 하다 보니 주변에서 저를 도의원 후보로 추천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두려웠던 것도 사실입니다. 정치에 입문하려다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선배 공무원들 숱하게 봤거든요.”

성 의원은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꾸준한 운동이 건강관리의 비결이라고 했다. 축구, 탁구, 테니스 동호회에 가입해 운동하고 있고, 특히 테니스는 지금까지 30년 넘게 계속 칠 정도로 ‘애정’하는 취미활동이다. 주량은 소주 1병이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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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낙인 경남도의회 의원. /경남도의회 제공

현장에 답이 있다

성 의원은 ‘현장’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민원인을 만날 때마다 늘 민원일지에 기록을 남기고 진행 과정을 체크한다. 의정일지 기록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성 의원은 두 일지를 데이터화해서 항상 가지고 다닌다. 30년 넘게 공무원 조직 생활을 하며 몸에 밴 습관인 듯하다. 계속 차곡차곡 쌓이면 좋은 자산이 되리라 믿는다.

도의회에 들어온 지도 어느덧 7개월이 지났다. 소회는 어떨까.

“지방의회를 흔히 풀뿌리 민주주의라고 치켜세우지만, 의회 사무처 직원 인사권도 없는 등 여전히 지방의원이 소신 있게 일하기 어려운 구조인 것 같습니다. 조례안 심의나 예산안 심의할 때 도민을 보고 일을 해야 하는데, 의원들이 당리당략에 얽히는 것도 많은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밖에서 볼 때는 할 수 있는 게 많아 보였는데, 실제 들어와 보니 괴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지방의원 정당공천이 여전하다 보니 능력 있는 인재들이 더 들어오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공천 받는 것도 힘들고, 당선되더라도 소신껏 일하기가 어렵습니다. 집행권이 있는 도지사 정도까지는 몰라도 지방의원은 정당 없이 활동하면 좋겠습니다. 의정 관련 민원인을 늘 두루 만나려고 노력합니다만, 도의회가 창원에 있다 보니, 창녕 지역구를 챙기면서 여기를 오가는 게 생각보단 쉽지 않습니다. 아무튼, 도민만 바라보고 의정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성 의원은 현재 기획행정위원회 소속이지만, 농민수당 신설 등 농업 분야에 관심이 많다. 각종 수당이 차고 넘치는데, 도민 먹거리를 책임지는 농민이 수당을 받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임기 동안 농민 쪽에 초점을 맞춰서 의정활동을 해보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산업 현장이나 건설 현장에서는 일하다 다치면 산재 등으로 보상을 해주는데, 농민들에겐 실질적인 보상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작물이 서리를 맞는다든지, 기후변화로 농사를 망쳐도 제대로 보상이 안 되는 건 불합리하다고 생각합니다. 농민수당도 신설해야 한다고 봅니다. 아동수당, 청년수당, 실업수당, 노인수당 등 정말 많은 수당이 생겼는데, 농민수당이 없는 까닭을 모르겠습니다. 임기 동안 농민이 더 안전하고 마음 놓고 농사지을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이바지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지난 2011년 초대 우포늪관리사업소장을 지낸 성 의원은 따오기 복원에도 관심이 많다.

“지난 2008년 10월 람사르총회를 앞두고 중국 양현에서 따오기 1쌍을 기증받았습니다. 우포복원센터에 둥지를 틀고 입식 된 지 10년이 지난 현재 363마리로 증식에 성공했습니다. 1979년 이후 한반도에서 따오기가 멸종된 지 40년이 지났습니다. 올해 봄에 따오기 40마리를 우포늪에 야생 방사할 계획입니다. 순조롭게 진행돼 생태복원의 깃대종인 따오기 야생 방사가 성공했으면 합니다.”

이 밖에도 성 의원은 △창녕읍 시가지 주차난 해소를 위한 공영주차장 확대 △마늘·양파 가격 안정 △스마트팜 농법 도입 △북부권 정규 그라운드 골프장 조성을 비롯해 출산·양육·교육지원 확대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성 의원이 존경하는 인물은 ‘양극단’으로 나뉘었다. 법정 스님과 박정희 전 대통령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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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낙인 경남도의회 의원. /경남도의회 제공

창녕군과 경상남도를 잇는 디딤돌 역할 할 것

“법정 스님 글을 좋아해서 스님이 쓴 책은 모두 읽었습니다. 생활 주변을 소재로 한 글이 참 소박·담백하면서도 ‘물 흐르듯 읽히는’ 스님 글이 좋습니다. 존경하는 정치인은 박정희 전 대통령입니다. 이분에 대한 엇갈린 평가가 있지만, 저는 박 전 대통령이 없었다면 한국이 여기까지 올 수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박 전 대통령 때 독재정치 등으로 민주주의가 후퇴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건 빛과 그림자가 있지 않습니까. 야당의 반대에도 경부고속도로를 닦고, 포항제철 등 중공업 분야 초석을 다졌기 때문에 우리가 배고픔은 면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성 의원은 끝으로 ‘초심’을 강조했다.

“지난 6·13 지방선거 때 과분한 성원과 지지를 받았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도의원으로 일할 수 있게 기회를 주신 창녕군민께 고개 숙여 인사 올립니다. 한평생 창녕을 지키며 지역주민과 생사고락을 같이하면서 공직생활을 했습니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주민들의 고충과 불편사항을 해결하고자 노력하겠습니다. 창녕군과 경남도를 연계하는 디딤돌 역할은 물론, 대안 제시를 통해 제대로 된 도정이 집행될 수 있도록 늘 견제하고 감시하는 군민의 충실한 심부름꾼이 되겠습니다. 농민과 서민이 잘살 수 있도록 늘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열정을 바쳐나가겠습니다. 공무원 때 성낙인과 도의원 성낙인이 바뀌었다는 이야기는 듣고 싶지 않습니다. 먼저 인사하고, 고개 숙이고 권하면서 다른 사람을 더 배려하는 의원이 되겠습니다. 조금 더 손해 보고, 양보한다는 마음으로 의정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4차 산업혁명이다, 뭐다 이야기가 많지만, 무엇보다 사람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컴퓨터를 움직이는 것도 사람이지 않습니까. 정치도 사람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도의원이라고 자리만 차지하는 그런 의원이 되지 않도록 늘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온 정성을 쏟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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