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모창민, 이재학이 밝힌 시즌 각오

NC다이노스가 지난 1월 30일부터 미국 애리조나 투손에서 새로운 도약을 위한 담글질에 들어갔다.

3월 7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지훈련에서 NC가 노리는 목표는 확실하다. ‘강팀 재건’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동시에 선수 간 경쟁을 북돋는 것. 이 속에는 3일 훈련-1일 휴식이라는 일정, 책임과 자율을 강조하는 이동욱 NC 감독 지도 방식 등이 녹아있다.

자연히 선수단 각오도 남다르다. 늦은 시간까지 훈련장에 남아 모범을 보이는 나성범, 2월 12일 일본 프로야구 닛폰햄 파이터스와 평가전에서 선발로 나와 좋은 활약이 펼친 구창모 등이 한 예다.

매 시즌 공·수 핵심으로 활약한 이 둘도 빼놓을 수 없다. 생애 첫 FA를 잘 마무리한 모창민과 토종 에이스 이재학이 그 주인공이다. NC가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두 선수를 만나 올 시즌 각오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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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다이노스 모창민 선수. /박일호 기자
모창민 “올해 많은 경기 뛸 것”

NC다이노스 모창민이 올 시즌 목표를 ‘144경기 전 경기 출전’으로 잡았다. 지난 시즌 초반 부상으로 석 달 가까이 팀을 이탈한 데 대한 미안함이자 다시 한번 자신을 믿어준 팀을 향한 고마움이 스민 각오였다.

1월 창원 마산야구장 더그아웃에서 만난 모창민이 허심탄회하게 속마음을 털어놨다.

“지난해 너무 많이 빠졌습니다. 올해는 많은 경기에 나서고 싶어요. 그렇다고 20홈런을 치겠다는 등 개인 성적을 수치화해 정해 놓지는 않았습니다. 부상 없이 뛰는 게 가장 큰 목표예요.”

모창민은 자신의 FA 계약과 양의지 합류, 이동욱 감독 취임 등 구단 안팎 상황과 그가 불러올 변화에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새롭게 1군 타격 코치로 합류한 이호준 코치가 한 예다. 모창민은 이 코치와 호흡과 관련해 “SK 시절부터 11년가량 옆에 있었다. 나를 항상 도와주고 잘 맞는 분”이라고 했다.

“선수 개인 기량과 메커니즘을 잘 파악하고 있기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같이 선수 생활을 했기에 비교적 서슴없이 다가갈 수도 있어요. 이런 장점을 고려해 구단이 젊은 코치진을 뽑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자신감이 넘치는 선수단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올해 NC 선수단은 지난해 아픔을 씻고 한마음으로 우승을 노리고 있다.

“그동안 신생 구단으로서 NC가 받은 기대는 컸습니다. 거의 매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이 팀은 다르다’는 평가를 받아왔어요. 하지만 지난해 정말 확 떨어졌습니다. 새로운 감독님과 새 야구장, 대한민국 최고 포수도 합류한 지금, 선수들이 말은 안 해도 다 느끼고 있어요. 채팅방에서 ‘형님 올해는 우승 반지 한 번 끼셔야죠’라는 농담을 건넬 정도로 모든 선수가 우승을 갈망하고 또 우승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모창민은 이날 유독 꽁꽁 얼었던 이번 FA 시장을 향한 생각도 밝혔다.

생애 첫 FA 자격을 얻고 에이전트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해 ‘FA 1호’ 타이틀을 딴 모창민은 “1호로 계약했을 당시에는 ‘그저 잘했다’라고만 느꼈을 뿐인데 지금 돌이켜보면 그야말로 대박 수준인 듯하다”고 말했다.

꽁꽁 언 시장에서 비교적 순탄하게 나온 계약이었기에 모창민은 팀을 향한 더 큰 책임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저 자신에게 게으름 안 피우고 항상 열심히 하는 모습을 구단에서 좋게 봐 준 듯합니다. 그래서 그전보다 책임감이 더 큽니다. 구단이 나에게 바라는 점이 있으니 잡지 않았겠어요. 이제 후배와 팀을 이끌어 가야 한다는 부담감과 책임감이 더 커졌습니다.”

그러면서 모창민은 FA 제도 개선과 관련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현재 다른 구단에 있던 FA를 영입한 구단은 해당 선수 전 소속 구단에 선수 1명(보호선수 20명은 제외)을 내주거나 전년도 연봉의 300%를 보상해야 한다. 자연히 영입 비용에 보상금, 보상선수 등 부담까지 안은 각 구단은 FA 시장에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FA 상한액을 4년 총액 80억 원으로 정하고, 계약금은 총액의 30%를 넘길 수 없다’는 내용을 중심으로 FA 제도 개선 움직임도 있었다. 하지만 선수협이 논의를 할 시간이 부족하고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크다는 평가를 내리면서 제도 개선은 미뤄졌다.

“지난 개선안은 구단 입장에서 일방적으로 금액 상한선을 정했기 때문에 선수들이 받아들이기에는 어려웠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먼저 선수들에게 물어보고 이야기하는 과정도 없었던 거 같아요. 구단이나 선수나 마냥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좋은 합의점을 찾아 제도를 개선해야 합니다. 그러면 대박 FA뿐 아니라 준척급, 후배 선수 이적에 도움이 될 것이고 이는 프로야구를 더 활성화하는 방안도 될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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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다이노스 이재학 선수.

이재학 “새 마음 새 뜻으로”

5승 13패 평균자책점 4.79. 프로 데뷔 후 최다 패전(13패)이라는 멍에를 썼던 지난 시즌. 이재학은 지난해를 ‘아쉬움’으로 평가했다.

잘 던지는 날에도 패전을 떠안았던, 유난히 승운이 없었던 한 해였다. 2년 연속 5승에 그치고 팀은 창단 첫 최하위라는 수모를 겪었지만 이재학은 결코 다른 이를 탓하지 않았다.

“지난해 제 성적도 그렇지만 팀 성적도 안 좋았어요. 제가 좀 더 잘했더라면 하는 생각뿐입니다.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2017년보다 나아진 모습이 있어 희망을 품을 수 있었어요. 물론 아쉬움도 많았지만 잘 생각해서 2019시즌을 잘 준비하려 합니다.”

새 야구장에서 새 시즌을 맞이하는 이재학이 덤덤하게, 그러면서 자신 있게 새 시즌 목표를 밝혔다. 지난 시즌에 대한 냉철한 평가와 아쉬움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담긴 목표는 ‘새 마음 새 뜻으로 개인 기록보다는 팀을 우선하겠다’는 말로 연결됐다.

이재학은 지난해 성적 하락 속에서도 슬라이더를 더 많이 구사한 점을 긍정적 요소로 꼽았다.

“예전에는 슬라이더를 경기당 한 번도 던지지 못하거나 1∼2개 던지는 게 다였는데 지난해에는 10개가량을 던지는 등 한 경기에서 슬라이더 구사율이 10%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어요.”

이재학의 이 자신감은 올해 마운드에서 되새길 마음가짐으로도 이어졌다.

“올해 슬라이더를 많이 던지고 적게 던지고를 신경 쓰기보다는 제구력을 좋게 만드는 데 노력하겠습니다. 적재적소에 잘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죠. 1월 1일이면 다들 마음가짐이 단단해지잖아요. 올해는 부상 없이 선발 로테이션을 안 거르고 나서는 게 가장 큰 목표입니다.”

이재학은 손민한 투수 코치의 지도 방식, 창원NC파크, 양의지 영입 등이 불러온 변화도 언급했다.

앞서 손 코치는 수차례 ‘끊임없는 경쟁과 휴식’을 강조한 바 있다. 철저히 선수에 맞추되 개인 기량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의도였다.

“프로 선수라면 유니폼을 벗을 때까지 경쟁해야 한다고 봅니다. 자유로움을 강조하는 손 코치님 지도 방식 아래 책임감은 더 커진 듯해요. 선수단이 모두 같이 선의의 경쟁을 펼치면 팀이 더 강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투수 친화적이라 평가받는 창원NC파크에 대해 이재학은 ‘그보단 팬 친화적’이라고 밝혔다.

“투수 위치에서는 ‘마산야구장보다 더 커서 조금 편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창원NC파크는 시설이나 환경이 정말 뛰어나요. 팬들이 정말 좋아할 듯합니다.”

이재학은 두산 베어스 시절에 이어 8년 만에 재회하게 된 양의지와의 호흡도 기대했다.

“두산 시절 나는 완전 신인이다 보니 함께 호흡을 맞출 새도 없었습니다. 상대로 만나 본 양의지 선수는 정말 볼 배합을 잘하는 선수예요. 기대가 큽니다.”

그러면서도 양의지 영입에 맞춰 자신도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수 리드, 볼 배합이 아무리 좋아도 투수가 원하는 곳에 던지지 못하면 소용없는 것 아니겠어요? 의지 형이 원하는 대로 잘 던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인터뷰 내내 이재학은 ‘새 마음 새 뜻’을 말했다. 개인·팀 성적 아쉬움도 고스란히 녹아 있는 말일 터. 하지만 이재학은 좌절보다는 희망을 말했다.

“새 야구장에 오시는 팬들께 지는 경기를 보여드리면 더 마음이 안 좋겠죠. 새로운 마음으로 최대한 많은 경기에서 이길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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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다이노스의 2019시즌 캐치프레이즈 ‘박동’. /NC 다이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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