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트르가 던진 '쓴다는 것은 무엇인가'
문득 만난 글 통해 나 자신 성찰하게 돼

요즘 사람들은 많이 방황하고 있으며 힘들 때도 많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사람들은 자신만의 위안법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종교를 통해서든 취미나 운동, 여행 등으로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며 위안을 받으며 또는 위안을 하며 살아갈 것이다.

위안받을 글을 쓰거나 읽는 사람들은 우연히 만나게 되는 공간이나 대상에게 생각지도 않게 위안받게 된다. 뜻하지 않은 장소에서 사람들의 손이 많이 가지 않고 낡아가고 있는 어떤 대상에게서도 자신에게 하는 듯한 말을 듣게 된다. 그 대상에게 따스한 눈길을 주고 낮게 앉아서 말을 걸어주면 우리는 자신을 위안해주는 무언가를 느낄 때가 많다. 그 대상은 누구에게나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작가는 안으로 잠재된 욕망을 글로써 표현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시, 소설, 희곡 등 모든 문학작품은 상징으로 심상을 표현한다. 언어라는 기호에 사회적 의미를 규정하고 상징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글쓰기의 목적인 것 같다. 언어는 살아 있으며 언어는 글을 통해 표현되기 때문이다. 내면 깊숙이 있는 무의미한 것의 의미를 찾는 것 또한 작가가 지향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새벽에 우연히 만난 사르트르의 글인 '쓴다는 것은 무엇인가, 무엇을 쓸 것인가, 누구를 위해 쓰는가'라는 세 가지 질문을 생각하며 작가는 어떤 존재여야 하는가를 깊이 생각해 보게 된 적이 있다. 그러면서 글을 쓴다는 것이 어쩌면 두려운 작업일지 모른다고 느꼈고 나를 한번 돌아보게 한 계기가 되었다.

암 투병 중인 지인은 산길을 걷다가 발밑에 밟히는 질경이를 보고 살아야겠다, 다짐했다고 한다. 작은 풀꽃에도 위안을 받으며 산을 오르내리며 몇 년째 긍정적인 모습으로 투병을 하고 있다.

멕시코 화가 프리다 칼로는 소아마비와 교통사고로 육체적 고통과 유산의 아픔을 지니면서도 병상에서 그림을 그리고 일기를 쓰며 꿈을 꾸었다고 한다. 자신이 가장 많이 접하고 잘 알기 때문에 자화상을 그린다고 말하며 자화상을 그림으로써 자신의 기억과 경험, 환상의 세계를 재창조했다.

사람은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되돌아보며 작은 꿈을 꾸며 내가 누구인가, 내가 어떤 것을 형성할 것인가 하는 자기 인식을 하며 살아내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자문도 해본다.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톨스토이의 <세 가지 질문>이라는 책이 있다. 내 생에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내 생에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내 생에 가장 중요한 시간은 언제인가? 라는 세 가지 질문이다.

가장 중요한 사람은 곁에 있는 사람이고,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함께하고 있는 사람에게 선한 일을 하는 것이며, 가장 중요한 시간은 지금이라고 한다. 이 질문으로 문득 나 자신을 돌아보며 성찰의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늘 삶의 행복을 생각하면서 정작 자신의 가까이 있는 사람이나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나 지금이라는 시간을 소홀히 한 적이 없었는지 반성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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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질문한다면 어떤 질문을 하게 될까. 너무 바쁘게 살아온 것은 아닌지. 나 자신의 내면에 한 가지 질문조차 하지 못한 채 그냥 주어진 대로 순리대로 살았으면 좋겠다는 소극적인 자세로 살아온 것은 아닌지…. 올 한 해는 늘 화두로 삼을 질문을 구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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