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부분파업 '거리로'
매각 저지 동참 호소
"도민 생존권 달린 투쟁"

대우조선해양 노동자들이 일손을 멈추고 거리로 나섰다. 거제시민에게 대우조선 매각 부당함을 알리고 지지와 동참을 호소하는 뜻에서였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우조선지회는 26일 오후 1시부터 대우조선의 현대중공업 매각을 저지하고자 4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하면서 시가지에서 행진과 집회를 열었다.

이날 대우조선 노동자 2000여 명은 사내 민주광장에서 출발해 국도를 따라 옥포동 롯데마트~중앙사거리~거제수협마트 옥포점 앞까지 행진했다.

2시 30분께 옥포동 시내에 도착한 노동자들은 거리 집회를 열고 "총단결로 생존권을 사수하자"며 현대중공업 매각반대 등 구호를 외쳤다.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옥포대첩로 일부 구간의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됐고, 노동자들은 도로를 가득 메웠다.

신상기 대우조선지회장은 집회에서 "이번 매각 저지 투쟁은 대우조선해양 노동자들만의 투쟁이 아니다. 거제시민과 나아가 경남도민 전체의 생존권이 달린 투쟁"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중공업으로의 매각 추진을 즉각 철회하고, 노동자와 대화에 나서라"고 정부와 산업은행에 촉구했다.

▲ 전국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26일 오후 거제시 옥포동 거리에서 조합원 등 노동자 2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집회를 열고 동종사 매각 반대를 주장했다. /이동열 기자

한 노동자는 투쟁사에서 "대우조선 전체 구성원이 하나가 될 때 대우조선과 거제시를 지켜낼 수 있다"며 거제시민 동참을 호소했다. 대우조선지회는 시민에게 유인물을 나눠주며, 매각 추진의 부당함도 알렸다. 이들은 "겨우 조선 경기가 살아나고 수주가 활발해지는 가운데 현대중공업으로의 동종사 매각이 발표됐다"며 "거제시는 더는 노동자들의 구조조정을 감당할 수 없다. 거제시민 여러분이 나서서 대우조선해양을 지켜달라"고 했다.

대우조선지회는 매각(인수·합병)에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대우조선 노동자 3만 명 고용이 위협받고, 노동자가 쫓겨나면 거제 경제가 무너지며, 나아가 조선 기자재 1200개 업체와 관련 노동자 7만 명도 거리로 내몰린다"고 설명했다.

노조 측 호소에 인근 상인들과 시민이 집회를 지켜보며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대우조선지회는 "노동자들의 고용과 지역사회를 지키기 위해 반드시 매각을 막아낼 것"이라며 "앞으로도 일방적으로 매각을 진행한다면 거제시민과 함께 결사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우조선지회는 27일 서울 산업은행 앞에서 노조 간부와 조합원 등 500여 명이 참여하는 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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