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완 김영규 신인 패기 눈도장
우완 박진우 체인지업 주무기
평가전 활약 속 마운드에 희망

NC다이노스 5선발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 투손에서 새 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NC는 다양한 5선발 후보군을 실전 경기에 투입하며 옥석 가리기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올해 NC 선발 마운드를 책임질 1~4선발은 사실상 확정됐다. 두 외국인 투수 버틀러·루친스키가 원투펀치를 구성하고 토종 에이스 이재학과 좌완 구창모가 나머지 한 자리씩 차지할 전망이다.

지난 시즌 선발 자원으로 분류됐던, 올해 애초 5선발 후보로 유력했던 장현식은 불펜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장현식은 지난 20일 KT와 평가전에서 12회에 등판해 1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으며 마무리 자원으로 합격점을 받기도 했다.

장현식이 빠진 자리를 새롭게 채우려는 5선발 후보는 많다. 경험이 풍부한 유원상을 비롯해 최성영, 정수민, 박진우, 김영규 등도 거론된다.

이들 중 최근 좋은 활약을 펼치며 선발 합류 가능성을 밝힌 선수는 박진우와 김영규다.

▲ NC다이노스 5선발 마운드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 22일 키움 히어로즈와 평가전에서 선발 등판한 박진우가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NC다이노스

우완 사이드암 박진우는 지난 22일 키움 히어로즈와 평가전에서 선발로 나서 2이닝 2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활약했다. 선발 포수 정범모와 호흡을 맞춘 박진우는 이날 직구와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섞어 모두 25개 공을 던졌다. 이동욱 감독 평가도 좋았다. 이 감독은 경기 후 "선발로 나선 박진우가 안정적인 피칭을 해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진우는 지난해 10월 첫 선발 데뷔전에서 6이닝 3피안타 2실점으로 존재감을 과시한 바 있다. 지난해 시즌 성적은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3.66. 경찰야구단에서 전역하고 나서 곧장 1군에 합류, 시즌 후반 무너진 팀 마운드에 희망을 안긴 박진우였다.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하는 박진우는 퓨처스리그에서 쌓은 꾸준한 선발 경험이 강점이다. NC에서 두산으로, 다시 NC로 돌아온 우여곡절도 박진우를 더 단단하게 만드는 요소다. 전지훈련에서 볼 스피드와 체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를 밝혔던 박진우가 경쟁에서 끝까지 살아남아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 지켜볼 만하다.

2018년에 입단한 루키 김영규도 전지훈련에서 코치진 눈도장을 찍었다.

▲ NC다이노스 5선발 마운드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 20일 KT와 평가전에서 선발 등판한 김영규가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NC다이노스

좌완 김영규는 지난 20일 KT와 평가전에서 선발로 나서 2이닝 2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이보다 앞서 11일 닛폰햄 파이터스와 경기에서는 7회 등판해 공 6개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기도 했다. 신인 패기와 188㎝의 키를 활용한, 내리꽂는 피칭을 앞세워 선배들을 위협하고 있는 셈이다.

광주제일고를 졸업한 김영규는 2018 신인 2차 라운드 79순위로 NC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 첫해이던 지난해 김영규는 1군 등판 없이 2군에서만 9경기를 소화했다. 성적은 1패 평균자책점 7.18. 김영규는 4월 27일 경찰과 경기에서 2이닝 11실점하며 크게 무너지기도 했으나 그 외 경기에서는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특히 8~9월 들어서는 매 경기 3~5이닝을 꾸준히 채우며 경험을 쌓아왔다. 김영규는 시즌이 끝난 후 치른 NC 자체 평가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며 스프링캠프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자연히 이 감독 기대도 크다. 이 감독은 "KT와 평가전에서 김영규가 투수로서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5선발 후보로 좋은 자격을 갖췄다고 생각한다"며 남은 평가전에서도 계속 시험해 볼 계획을 밝혔다.

김영규 각오도 남다르다. 김영규는 평가전 첫 선발 등판 결과를 두고 "경기 초반 중심 이동이 빨리 진행됐지만 제구는 만족한다. 체인지업과 슬라이더가 괜찮았다. 몰리는 공이 많아 아쉬웠다"면서도 "남은 전지훈련 기간 투구폼을 내 것으로 만들고자 웨이트와 보강운동을 더 집중적으로 하겠다"고 다짐했다.

5선발 자리는 한 명만이 안을 수 있지만 다양한 후보가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는 점은 NC에나 팬에게나 분명히 반가운 요소다. 특히 지난 시즌 NC가 선발 자원 부상·컨디션 저하 등으로 고초를 겪은 점을 떠올리면 치열한 선발 경쟁은 더욱 중요하다. 기존 자원과 새 얼굴이 가세한, 끝을 알 수 없는 경쟁 속에서 NC가 어떤 발전을 이뤄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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