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박정희 유신정권에 맞서 떨쳐 일어났던 부마항쟁 40주년이 되는 해이다. 그날의 희생은 세월의 더께에 묻혀가고 있지만, 민주주의를 위해 저항한 정신은 여전히 경남도민의 가슴속에 살아 있는 긍지이며 교과서적 지표이다.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5·18광주민주항쟁에 대해 멋대로 폄훼하는 세력이 활개 치는 최근 정국의 추이는 왜 우리지역의 긍지인 부마항쟁의 정신을 오늘날 다시 살려내야 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최근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5·18 망언은 우리 국민이 어떤 시대에 살고 있는지 현실을 직시해야 할 숙제를 남겼다. 대한민국의 현대사는 독재정권과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국민저항으로 점철되어 있다. 4·19의거와 유신저항, 부마항쟁, 광주민주항쟁, 1986년 민주화 투쟁으로 이어져 온 국민저항의 역사는 오늘날의 민주주의를 이루게 한 동력이었다. 이 엄연한 민주주의의 역사가 위협받게 할 수 없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경남도민은 독재에 저항한 부마항쟁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갖고 있다. 부마항쟁의 희생과 저항정신의 의미를 되새기고 제대로 조명하여 잊히지 않게 할 책임도 있다. 그러나 시간과 망각 속에 부마항쟁 역사는 우리 앞에 바랜 모습으로 남아 있다. 역사를 기억하지 못하는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이 있다.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는 작금의 현실은 부마항쟁을 다시 들추어내야 하는 이유를 역설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끊임없이 기억하려고 하고 문학 등 다양한 장르로 도민들의 가슴속에 살아 있게 하지 못하면 민주주의는 언제나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부마항쟁 40주년에 즈음하여 그날을 기억하기 위한 증언집이 나왔다. 지난 2011년에 이어 두 번째이다. 이번 증언집에는 당시의 군인, 교직원, 노동자, 상인 등 다양한 인터뷰가 담겼다. 김경훈 씨, 이장노 씨와 같은 평범한 시민이 당한 고초는 민주주의가 위협받을 때 우리 모두가 당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더 많은 증언이 모이고 관련 진상이 명백하게 밝혀지기를 바란다. 관련 법을 제대로 제정해 도민과 함께 기억할 수 있는 다양한 노력도 있어야 한다. 부마항쟁의 역사는 40년이 지났으나 민주주의를 끌고 가는 오늘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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