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전략공천'입장차…서로 성명-반박 치열

4월 3일 치러지는 통영·고성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에서 후보 선정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예비후보들의 기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3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한 통영·고성지역 보선과 관련해 26일 후보 면접을 통해 자질을 검증하고서 별도 회의를 열어 경선을 할지, 단독 추천을 할지 결정해 28일께 새로 탄생한 당 지도부에 올린다는 방침이다.

3명의 예비후보는 김동진 전 통영시장, 서필언 전 행안부 차관, 정점식 전 창원지검 통영지청장이다. 이들 중 김 전 시장과 서 전 차관은 경선을, 정 전 지청장은 전략공천을 원하고 있다.

기 싸움의 당사자는 서·정 예비후보로, 포문은 정 예비후보가 열었다. 그는 지난 23일 성명서를 통해 통영 지역신문 보도내용을 빌려 "서 예비후보는 '공관위가 합리적인 공천절차를 밟지 않거나 정치적인 전략공천을 선택한다면 반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며 "이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짚었다.

그는 이어 "현재 한국당 공천심사가 진행 중이다. 엄격하게 심사할 것이고, 합리적인 방안을 선택할 것이다.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승복하는 것이 정당정치를 하는 정치인과 소속 후보의 올바른 태도"라며 "그러나 서 후보는 인터뷰에서 공개적으로 공관위의 공천방식에 제한을 가하려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했다.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되지 않으면 당 결정에도 따르지 않겠다고 불복의사를 밝힌 것이다. 무소속으로라도 출마하겠다는 의사가 아닌지 묻고 싶다"고 따졌다.

이에 서 예비후보도 24일 반박자료를 내고 "한국당 승리를 위해 같은 당 후보끼리 서로 음해하는 것은 자살 행위에 해당해 자제할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 예비후보가 지적한 '공관위가 합리적인 공천 절차를 밟지 않거나 정치적인 전략 공천을 선택한다면 반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면서 "이는 본선에서 상대 후보를 이기려면 지난 지방 선거의 원칙 없는 공천 전철을 밟지 말고 공정한 기준을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후보를 공천해야 한다는 원칙론을 이야기한 것인데, 마치 공관위 결정에 반발하겠다는 표현을 정 예비후보가 한 것은 아전인수식 해석"이라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공정한 룰에 따라 공천 관리가 이뤄진다면 결과에 얼마든지 승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역에서는 이 같은 한국당 예비후보들의 기 싸움과는 별개로 이번 보선에서 한국당 3명 예비후보 중 최소한 2명이 본선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전략공천이든 경선이든 한 명은 반발해 무소속으로 나오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따라서 유권자들은 지난 지방선거 때의 선거 구도가 재현되는 게 아니냐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는 민주당이 바라는 본선 구도이기도 하다. 지난 지방선거 통영시장 선거에서는 민주당 강석주, 한국당 강석우 후보가 박빙의 승부를 펼쳤으나, 무소속으로 진의장 후보가 나와 한국당 표를 잠식함으로써 민주당 강 후보가 시장에 당선됐다. 두 후보의 득표율은 강석주 39.49%, 강석우 38.19%로 1.3%p, 930표 차였다. 양자 대결이었다면 한국당 승리로 귀결될 수 있는 충분한 조건이었다.

이 때문에 통영·고성 국회의원 보선에 한국당 후보가 누구로 결정될지, 세간의 전망대로 무소속 후보가 나올지 여야 정치권과 유권자 모두에게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