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진보진영 승리' 관건은 결정방식 합의
여영국·손석형, 필요성엔 공감
'여론조사-조합원총투표' 팽팽
진보원탁회의, 28일까지 논의

'창원 성산' 국회의원 보궐선거(4월 3일)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진보 후보단일화'가 다시 '뜨거운 감자'다. 지금까지 창원 성산 선거는 진보정당 후보 단일화 여부가 승패를 가르는 변수였다. 현재 정의당은 성산구 주민 뜻이 반영되는 여론조사를, 민중당은 민주노총 조합원 총투표 방식을 주장하고 있다.

◇단일화 여부에 진보·보수 승패 갈려 = 창원국가산업단지가 있어 노동자 유권자가 많은 창원 성산은 '진보정치 1번지'로 불린다. 2004년 17대 총선 때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가 진보진영 최초로 창원 성산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이후 4번의 총선에서 3번 진보정당이 승리했다. 진보진영이 보수정당 후보에게 승리를 내준 적은 진보 단일화가 깨졌던 2012년 19대 총선 때다. 당시 손석형 통합진보당 후보가 4만 6924표(43.83%), 김창근 진보신당 후보가 7630표(7.12%)를 얻었고, 강기윤 새누리당 후보가 5만 2502표(49.04%)를 얻으면서 승리했다. 진보 후보단일화가 이루어졌다면 강기윤 후보를 앞설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앞서 고 노회찬 의원도 2016년 20대 총선에서 창원지역 2만 3000여 조합원 총투표를 통한 노회찬-손석형 후보 단일화를 거쳐 승리했다.

◇여론조사 VS 조합원 총투표 = 여영국 정의당 선대본은 "무엇보다도 이길 수 있는 단일화가 중요하다"며 여론조사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본선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가 진보진영 후보가 되어야 하고, 본선에서 승리하려면 성산구민의 지지를 폭넓게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영국 선대본은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뜻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민주노총이 대변하고자 하는 더 많은 노동자가 성산구민들 속에도 있다"며 "따라서 모든 일하는 사람들의 뜻을 모아내려면 구민들의 의견을 폭넓게 반영하는 방식의 단일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손석형 후보 측은 정치의 기본은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며 '약속대로', '선례대로' 진보대통합과 조합원 총투표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손 후보 측은 "노회찬과 손석형은 분열된 진보를 하나로 합치는 '진보대통합'과 '민주노총 조합원 총투표'로 단일화하자는 약속을 했다"며 "이에 약속을 지키고자 '조합원 총투표'를 주장하는 것이다. 정치는 약속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노회찬 의원이 합의하고 승리했던 방식을 정의당이 동의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또, "유권자 여론조사방식은 노동정치, 직접정치와는 인연이 멀고, 단일화를 위한 단일화에 불과하다"며 "이 방식은 자유한국당과 민주당의 역선택 가능성도 언제든지 열려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지난해 6·13지방선거 때 박종훈 교육감도 조합원투표로 진보단일후보가 돼 승리했다는 점을 들어 '총투표' 이외의 다른 방식을 주장하면 논란만 일으키고 시간만 낭비할 뿐이라고 이들은 강조했다.

'진보·시민정치의 길을 밝히는 경남진보원탁회의'는 25일 민주노총 경남본부에서 후보단일화 소위원회 2차 회의를 열고 후보단일화 일정 등을 검토했다. 이날 위원들은 3월 14일 후보등록 이전 단일후보 선출에 공감했으며, 28일 진보원탁회의 대표자회의를 전제로 당일 오전까지 단일화 방안 마련을 위한 소위원회 집중 논의를 진행하기로 뜻을 모았다.

또 위원들은 단일화해야만 진보 후보 당선이 가능하다는 데 전원이 공감했다. 이 밖에 단일화 방안과 관련한 원탁회의 중재안 여부에 대해 정의당은 협상과 중재를 받아들일 수 있음을, 민중당은 당내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소위원회는 26일 오후1시 단일화 방안 마련을 위한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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