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방향으로 수시·정시 통합론이 제안되었다. 지난 21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주최로 열린 '대입제도 개선 포럼'에서 임진택 경희대 입학사정관은 대입개편 방향으로 '수시·정시 통합의 입시체제 구축'을 제시했다. 수시·정시 통합으로 '입시 준비는 단순하게, 학생의 선택과정은 다양하게 하는' 입시체제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 사정관은 수능 절대평가 전면 전환도 함께 주장했다. 2월 13일 국가교육회의 위원인 김경범 서울대 교수도 2025년 이후 고교학점제가 안착하면 대입전형 정시·수시를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초·중·고등학교 교육현장에서는 교육의 가치는 뒷전이고 '학력 경쟁'만이 횡행하고 있다. '학벌사회'라는 사회구조의 영향 때문이다. 대다수 국민은 계층상승을 목표로 상위권 대학 입학에 전력투구한다. 입시경쟁은 기형적인 사교육 시장을 낳았고 학부모들은 등골이 휘어진다.

'공교육 정상화'와 '사교육비 경감'을 목표로 추진된 입시제도 변화는 근본적 해법 없이 추진되면서 상황을 악화시켜왔다. 서울 상위권 대학에서 비중이 높은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은 학부모들로부터 불신을 사고 있다.

문재인 정부도 수능전형 비율을 공론화위원회 권고 평균값인 39.6%에 미치지 못하는 30%로 정하고, 권고사항으로 하는 등으로 근본적 대입제도 개편에는 실패했다.

대입제도 개편은 절실하다. 단기적으로는 가난 때문에 대입에서 소외되는 학생들을 지원하고 평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수시·정시 통합도 필요하겠지만 수능이 무력화되면 부작용이 클 것이다. 정시는 수시와 비교해 경제력에 덜 좌우되므로 '평등한 기회 제공' 차원에서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 소외계층 대상 특별전형을 확대하는 것도 필요하다. 중장기적으로는 사회 전체의 양극화 개선과 병행하여 대입제도의 사회통합기능을 모색해야 한다. 다만 정부 주도보다는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를 기반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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