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이 변해야 협동조합 개혁 가능"
거창 농민단체 5곳 강연 마련
농협 경영 등 내부실태 진단
"선거를 변화 계기로" 한목소리

"관성화된 농협을 바꾸려면 조합원들이 변해야 한다. 20일 앞으로 다가온 농협 조합장 선거가 농협을 바꾸는 시작이 되어야 한다."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거창군에서 농협과 조합장 선거를 바로 알자는 주제로 강연이 열렸다.

지난 22일 오후 2시 거창군농업인회관 3층 대강당에서 열린 이날 강연회는 한국농업경영인 거창군연합회·전국농민회총연맹 거창군농민회·한국여성농업인 거창군연합회·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거창군여성농민회·거창군농업회의소 등 지역 농민단체 5곳에서 공동 주최했다.

김순재 창원 동읍농협 전 조합장이 강사로 나서 농협 내부 문제에 관한 실태 등 사례를 중심으로 '조합원이 변해야 농협이 변한다'는 주제로 강연했다. 김 전 조합장은 2016년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한 바 있으며, 농협 개혁과 농정 전문가로 알려졌다.

김 전 조합장은 강연에서 2015년 하동군 한 농협에서 직원이 21억 원을 빼돌린 비리 사실을 예로 들며, 현재 발생하는 농협 문제는 직원 비리 등 거의 농협 내부가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 10여 년간 합병된 경남지역 농협들은 사실상 횡령이나 배임에 해당하는 범죄가 일어난 농협들이 상당수"라고 꼬집으며, "농업 여건 악화로 어려워진 경우보다는 농협이 사고를 저질러 어려워진 경우가 더 많다"고 주장했다.

▲ 거창지역 농민단체 5곳에서 공동 주최한 강연회가 끝난 후 이 지역 조합장 선거 예비후보들이 공명선거 서약식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진학덕, 이진욱, 김광만, 이재현, 최창열, 전병열 예비후보. /거창농업회의소

그는 또 "대다수가 수익을 내는 방편으로 경제사업보다는 상호금융사업에 의존하고 있고, 금융사고에 안이하게 대처한 경우가 많다"면서 "일정 금액이 넘어가는 수준의 금융사고들이 자기자본이 약한 농협에 치명적인 경영위기를 불러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조합장은 "농협이 금융에 집중하고도 관리가 부실해 오히려 농민들에게 손해를 끼치는 안타까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관성화된 농협을 바꾸려면 조합원들이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20일 정도 앞으로 다가온 농협 조합장 선거가 농협을 바꾸는 시작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강연회에 참석한 거창농민회 한 회원은 "농업 현실이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 농민들은 허리띠를 졸라매는데 조합장 선거에 나선 사람들은 법 무서운 줄 모르고 당선에만 열을 올린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10만 원, 20만 원짜리 봉투를 만들어 돌리면 선거에 이긴다는 뜬소문이 도는데 농협 조합원으로서 모독에 가까운 말이다. 조합원 스스로 조합장 선거의 중요성을 깨닫고 농협 개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강연회에는 예비후보 7명이 참석해 공명선거를 약속하는 서약식을 했다. 김광만, 이진욱, 이재현, 신화범, 전병열, 진학덕, 최창열 예비후보가 서약서에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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