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원생에 유사성행위 강요 혐의…시 전수조사 착수

창원 한 보육원에서 성폭력 고발이 나왔다. 경찰은 사건을 수사해 성폭행 혐의로 30대를 구속했다.

경남지방경찰청은 창원 한 보육원에서 자신보다 나이 어린 원생에게 유사성행위를 강요한 혐의(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 위반) 등으로 ㄱ(31) 씨를 구속하고,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이 보육원 원생이었던 ㄱ 씨는 2003년부터 2008년까지 만 6~12세 원생 4명에게 위력으로 모두 9차례 성폭력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ㄱ 씨가 대부분 사실을 시인했고, 피해자와 참고인 진술이 일치돼 구속했다"고 했다.

한 20대 피해자는 <경남도민일보>와 통화에서 "2000년대 중반 당시 7살 많은 동성 원생으로부터 셀 수 없을 만큼 유사성행위를 강요당했고, 보육원에서 나온 뒤에도 정신적 고통에 시달려왔다"며 "다른 원생 10여 명도 성폭력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보육원 부원장이 원생들을 추행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다른 20대 여성 원생은 "초등학생 시절 보육원 부원장이 집으로 데려가 끌어안고 이상한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 원생은 현재 보육원에 있는 아이들이 혹시라도 불이익을 받을까 걱정돼 경찰에 따로 수사 요청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를 구속한 사건 외 다른 부분에 대해 피해자가 진술을 하지 않아 수사를 하지 못했다"며 "추가 피해 신고가 있으면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피해자와 보육원협회 관계자 등은 보육원에 후원이 끊길까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보육원은 70% 이상 후원으로 운영된다. 후원을 하던 사람들과 관련 업계에는 이미 소문이 나서 후원이 끊기고 있다. 남아 있는 아이들이 걱정된다"고 했다.

보육원에서 성폭력 사건이 끊이지 않았음에도 이를 덮으려 했다는 의혹도 있다. 이 보육원에서 일했던 한 교사는 지난 2007년 10대 여성 원생을 성폭행했고, 이를 반성하는 편지를 보육원 관계자에게 보냈다. 그러나 이후 신고 등 아무런 조치가 뒤따르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창원시는 이 보육원에 대해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

보육원은 당시 편지를 받았다는 관계자가 지금은 일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보육원 관계자는 "당시 사건을 인지하지 못했다. 창원시가 성폭력 사건과 보조금 등에 관해 전반적인 감사를 하고 있다"며 "너무 죄송하고, 잘못한 부분이 드러나면 처벌을 받겠다"고 했다.

창원시 관계자는 경찰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예방대책 마련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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