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술 기반 체험학습 접목 4차 산업혁명시대 인재 육성
488억 원 투입 2022년 의령군에 개관 목표…기능 중복·예산낭비 우려 극복 '과제'

지난해 6월 재선에 성공한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의 핵심 공약사업인 미래교육테마파크. 경남도교육청은 20일 미래교육테마파크 설립 타당성 연구 중간보고에서 후보지 중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의령군과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도교육청은 지난 14일 미래교육테마파크 설립을 위한 첫 공청회에 이어 업무협약을 하고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나서고 있다. 488억 원이 들어가는 미래교육테마파크 사업은 무엇인지, 문제점·과제는 무엇인지 짚어본다.

◇미래교육콘텐츠 제작 TF팀 구성 = 도교육청은 미래교육테마파크 등 미래교육 기반 구축을 위해 지난해 12월 미래교육콘텐츠 제작 TF팀을 구성했다. 교수, 장학사, 교사 등이 미래교육과 관련한 체험·탐구 수학구조물, 체험중심 소프트웨어, 가상·증강현실 콘텐츠를 만들어간다는 계획이다. TF팀은 2021년 11월까지 3년간 활동한다.

미래교육테마파크는 TF팀 등이 풀어낼 미래교육을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이다.

앞으로 달라질 미래교육이 무엇인지, 이를 눈앞에서 펼쳐보이는 것이 미래교육테마파크다. 미래기술을 활용한 콘텐츠 개발, 체험 학습을 할 수 있는 교육시설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추진됐다.

미래교육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미래 기술에 대한 대응, 활용 역량을 키우는 방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공지능(AI), 증강 현실(AR), 가상현실(VR),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미래기술을 교육에 접목하는 것이다. 미래교육테마파크는 체험, 전시, 커뮤니티, 공공편의 영역 등으로 구성될 계획이다.

◇의령군 서동리에 건립 예정 = 미래교육테마파크를 지을 후보지로 창원시 기계공고 옆 경원고 땅, 김해시 관동동 덕정초 뒤편 땅, 의령군 의령읍 서동리 일원 땅, 사천시 땅 등 4곳이 검토됐다. 이 중 적정입지 비교 평가 결과 의령군이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의령은 지리적 중심성, 교통접근성 등에서 떨어지지만 교육 소외지역 개발에 따른 균형발전 효과, 주변 지역 연계 발전효과 등 공공성과 후보지역 투자 의지 등 지역 관계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의령군은 미래교육테마파크 유치 건의서에서 테마파크를 지을 땅과 건축비를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도교육청과 업무협약까지 했다. 의령군은 의령읍 서동리 일대 3만 7000㎡ 무상 제공, 테마파크 건축비 20%인 100억 원 등 총 130억 원가량을 지원할 계획이다. 미래교육테마파크 건립은 박 교육감뿐만 아니라 의령군수의 공약 사업이기도 해서 의령군은 유치 의지가 강했다.

도교육청은 358억 원을 투자하고, 설립, 관리·운영을 책임지기로 했다. 의령군 지원을 포함해 총사업비 488억 원이 들어갈 예정이다. 2022년 3월 개관을 목표로 한 미래교육테마파크는 3만 7000㎡ 터에 건축면적 1만 9000㎡ 규모(지상 2층)로 지어질 계획이다.

▲ 경남도교육청과 의령군이 20일 의령군청 회의실에서 '미래교육테마파크 설립 투자'에 관한 업무협약을 했다. /경남교육청

◇남은 과제도 수두룩 = 도교육청과 의령군이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며 추진하는 미래교육테마파크에 대한 걱정도 많다. 전국 처음 들어설 시설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미래교육을 구현한다는 것 자체가 모호하고 추상적이라는 어려움도 있다.

게다가 488억 원 규모 예산이 들어가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미래교육을 공간에서 시의적절하게 반영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기존 경남수학문화관, 수학체험센터, 과학교육원 등과 뚜렷한 차이를 보일지도 관건이다. 이런 우려들을 해결해야 중앙투자심사, 경남도의회 예산 심사도 통과할 수 있다.

도교육청은 최근에 밀양시와 업무협약을 하고 2022년 1월 개관을 목표로 사업비 480억 원가량이 드는 경남진로교육원도 추진하고 있다.

경남진로교육원에 이어 미래교육테마파크까지 잇달아 대규모 예산이 드는 사업을 진행하는 부분에 대한 지적도 있다.

심광보 경남교원단체총연합회장은 "미래교육을 준비해야 하는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건물을 짓고 시설을 만드는 하드웨어적인 부분보다 각 학교에서 소프트웨어적으로 미래교육에 어떻게 대비하는지, 전 학교에서 미래교육 여건을 펼쳐 나가는 게 우선이라 생각한다. 기존 센터와 기관을 업그레이드하면서 과거에 머물러 있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다. 건물을 짓기 전에 더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영제 경남도의회 교육위원회 부위원장은 "미래교육테마파크를 건립하는 것만이 중요한 게 아니다. 건립 이후에도 운영자금이 연간 30억∼40억 원은 족히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이 때문에 도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장이 지속적으로 의지를 가지고 사업을 펼쳐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 부위원장은 또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에서도 처음인데 기존에 있는 수학체험센터와 과학교육원을 규모만 크게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교육청에서 교육감 공약사업이라고 서둘러 진행하지 않았으면 한다. 500억 원이라는 예산에 맞게 흡족한 시설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도교육청은 미래교육테마파크와 관련해 4월 중앙투자심사에 대비해 22일 자체 재정투자심의를 한다. 중앙투자심사에서 사업 타당성 등을 인정받으면 도의회에서 5월께 공유재산 심의 등을 거쳐야 한다. 서울시와 부산시도 미래교육을 주제로 한 공간은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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