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징적이었던 인구 4만 명 무너졌지만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문제파악부터

서춘수 함양군수는 지난 1월 22일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대군민 군정보고회에서 함양군이 처한 가장 큰 위기 상황 일곱 가지를 보고했다. 심각한 인구 감소를 비롯해 출생 없는 고령화, 양질의 일자리 부재, 주력관광의 시장 확장성 실패, 지역상권 붕괴, 도시기능 쇠퇴, 지역경제 침체 등이다.

이 가운데 서 군수가 가장 먼저 밝힌 심각한 인구 감소는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함양군은 그동안 4만 인구 유지를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며 인구 늘리기 시책을 펼쳐 왔다. 그런데 지난 18일 현재 인구 3만 9973명으로 안타깝게도 인구 4만이 무너졌다. 함양군이 상징성을 내세우며 많은 행정력과 예산을 투입했지만, 4만 인구가 무너진 이유는 여러 가지 있을 것이다.

군 관계자는 "현재 시기가 학기 초여서 학생들의 전출이 많고, 출생자보다 자연 사망자수가 훨씬 많다 보니 인구가 줄어들었다"며 "오는 3월 체류형 농업창업센터 등이 운영되면 전입 인구가 늘어나 4만 인구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농촌 지역의 인구 감소가 비단 함양군뿐만 아닐 것이다. 문제는 일선 지자체에서 많은 시간과 행정력, 예산을 투입한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인구감소를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나라 전체가 출생률 저하 등으로 인구 감소가 우려되는 현실에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으나 출생률은 급격히 줄어드는 걸 고려한다면 농촌지역의 인구감소는 당연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생각도 든다. 함양군이 그동안 손 놓고 있었다면 비록 4만 인구는 무너졌지만 현재의 인구 수도 유지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이처럼 농촌지역 지자체들이 인구 늘리기를 위해 각종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그러한 정책들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다시 한 번 살필 필요도 있다.

인구를 어떻게 늘릴 수 있는가에 대해 함양군은 대책회의도 하고 새로운 정책들을 펼치려고 행정력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한다. 새로운 정책개발과 대책회의도 중요하지만 지금까지 펼쳐온 정책들에 잘못은 없는지 함양군이 정확한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면 각종 정책을 펼치기에 앞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파악이 선행된다면 더 좋은 정책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함양군이 그동안 상징적으로 여겨오던 인구 4만은 무너졌지만, 그간 이를 지키기 위한 노력은 인정해 주어야 한다.

이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명품 함양'을 만들어 함양군이 더욱 발전한다면 인구가 늘어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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