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부 15명 시청 앞에서 삭발
표준운송원가 재산정 등 요구

진주 삼성교통 노동조합의 파업이 한 달째를 맞았지만 진주시와 노조가 평행선을 달리며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삼성교통 노조는 20일 오후 진주시청 앞 광장에서 파업 한 달을 맞아 '최저임금 쟁취, 표준운송원가 재산정'을 요구하며 집단 삭발식을 했다.

삭발식에는 노조 간부 등 15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2017년 시는 표준운송원가를 적정하게 지급하고, 최저임금을 지켜주겠다는 약속을 분명히 했지만, 2018년 최저임금이 인상된 후 그런 적이 없다고 발뺌하고 있다"며 "약속 이행과 최저임금 준수를 위해 발 벗고 나서도 모자랄 시가 허위사실과 유언비어를 퍼뜨리며 삼성교통 노동자들과 가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만 주고 있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설 명절에도 빈손으로 고향집으로 향했고, 이제 파업 한 달째 또다시 빈손으로 집으로 가게 됐다. 아이들은 다니던 학원을 관둬야 할까 아버지에게 조심스레 물어보고, 생활비가 모자라 전전긍긍하는 아내를 바라보는 우리의 애끓는 심정을 알고나 있는가?"라고 조규일 시장을 겨냥했다.

삭발식에는 노조원 가족도 참석해 직접 남편의 머리를 깎으면서 눈물을 흘렸다. 한 가족은 "버스 노동자와 가족도 진주시민이다. 제발 버스노동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달라"며 울음을 터트렸다.

▲ 20일 진주시청 앞 광장에서 삼성교통 노조가 파업 한달을 맞아 집단 삭발식을 치르고 투쟁의지를 다지고 있다. /김종현 기자

앞서 진주시의회에서 조규일 시장의 발언과 시민소통위원회의 중재 재개로 해결 가능성이 열렸다는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됐지만 더는 진전이 없는 상태다.

조 시장은 지난 18일 시의회 임시회 시정질문 답변에서 "조건 없이 파업을 풀면 2019년 표준운송원가 인상분에 대해 논의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표준운송원가 산정 때 급격하게 오른 최저시급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어서 태도 변화로 받아들여졌다. 또 파업 해결 중재자로 나선 시민소통위가 내부 조직을 정비하고, 대표진을 구성해 중재 활동을 계속하기로 해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소통위 건의안을 시가 수용하지 않아 상황이 바뀌지 않고 있다.

다만, 소통위가 이번에는 더욱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고 있고, 학생들의 방학이 끝나기 전에 파업을 풀어야 한다는 인식을 공감하고 있어 해결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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