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지붕에 두 편의점이 들어서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한 신축아파트 상가에 브랜드가 서로 다른 편의점 두 곳이 연달아 문을 열었다. 두 가맹점주는 점포별 주인이 달라 며칠 상간으로 서로 간판을 내걸 때까지 몰랐다는 입장이다. 그렇다고 두 편의점 가맹점주들을 마냥 탓할 수 없다. 이들은 그저 무한경쟁에 떠밀려 생존을 위한 첫걸음을 뗐을 뿐이다. 이로 말미암은 피해는 가맹점주가 떠안아야 할 몫이다. 이들에게 상생을 강요하기엔, 당장 닥친 현실이 갑갑하기만 하다.

정작 '상생'의 가치를 되새겨야 할 이들은 따로 있다. 해가 바뀌고 기다렸다는 듯이 제품 가격을 올리는 대기업과 프랜차이즈들이다. 이들을 중심으로 지난해부터 이어진 가격 상승은 올해 더욱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서민 먹을거리로 꼽히는 라면에 떡볶이, 빵을 비롯해 커피, 피자, 아이스크림에 치킨까지 줄줄이 올랐다. 자고 일어나면 오른다는 말이 과언이 아니다.

이들은 원가인상 요인을 자체적으로 흡수하며 감내해 왔지만 주요 원·부재료와 가공비 등이 지속 상승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는 '불가피함'을 내세웠다.

하지만 골목상권은 경쟁적인 가격 상승 분위기 속에서도 치열한 원가 절감을 통해 가격을 동결시키고 있다. 똑같은 가격 상승 요인이 발생했지만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것이다.

여러 가지 가격 상승 요인이 발생해도 가격을 올리지 않을 수 있는 것이 대기업의 능력이다.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요인을 내세우기 전에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먼저 찾는 것도 그 능력에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불황에 너도나도 힘들다는 요즘, 그 능력을 보여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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