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경팔 옹·박영주 연구가 공로
허성무 "기념비 긍정적 검토"

창원시가 일제강점기 말 신사참배 거부운동과 '조선독립만세' 벽보사건 등 독립운동을 펼친 '청년독립회' 활동을 기록하고 알리는 데 앞장선다.

창원시는 19일 청년독립회 단원 중 유일한 생존자 오경팔(90) 선생에게 항일투쟁을 펼친 고마움을 담아 감사패를 전달했다. 더불어 지역의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발굴해온 박영주 지역사 연구가에게도 감사패를 수여했다.

허성무 시장은 "독립운동을 하느라 애쓰신 분들이 많은데 기록이 정확하게 남아 있지 않거나 증언이 부족해서 소외되신 분들이 많다"며 "함께했던 동지들 기록을 잘 남겨주셔서 후손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말했다.

오 선생은 "독립운동했다는 이야기를 남에게 (부끄러워) 못 했다. 남이 나를 알아줘야지. 내가 자랑삼아 하려고 하니 사람을 잃을까 싶어 쉽지 않았다"며 "해방된 지 70년이 지났다. 그간 동지들이 공부도 못 하고 사회 나와서 고생을 많이 했다. 동기들도 포상받기 전까지는 누구 하나 찾는 사람들이 없었다"고 말했다. 오 선생은 청년독립회 활동, 단체를 이끌었던 백정기 선생 이야기 등을 하며 눈시울을 붉히며 말끝을 흐리기도 했다.

▲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창원 청년독립회 생존자인 90세 오경팔(가운데) 선생과 이 사실을 발굴한 박영주(오른쪽) 지역사 연구가가 19일 창원시청 접견실에서 허성무 시장에게 감사패를 받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1942년 창원지역 10~20대 청년 10명으로 구성된 독립운동단체 청년독립회 단원들은 신사참배 거부운동과 '조선독립만세' 벽보를 붙이다 끌려가 1945년 8월 15일 광복 전후까지 7~8개월간 옥고를 치렀다. <경남도민일보>는 최근 청년독립회 단원 10명 중 유일한 생존자 오경팔 선생을 만나 당시 상황을 소개한 바 있다.

청년독립회 단원 중 김명수(건국훈장 애족장) 선생과 김광수·박대근·조문대·최을택·장재상·박상규(대통령 표창) 선생은 1995년, 배장실(대통령 표창) 선생은 2005년 독립운동 공로로 포상을 받았다.

그러나 재소자인명부 등 문서에 명확히 남아 있지 않은 백정기·오경팔 선생은 포상을 받지 못했다.

창원시는 청년독립회 활동을 기록·보존하고 전파하는 데 앞장설 계획이다. 허 시장은 "박영주 선생님이 채집을 잘 하셔서 숨겨진 지역 독립운동사를 발굴해주시길 바란다. 채집활동을 하는 데 예산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허 시장은 청년독립회 기념비를 세워달라는 오 선생과 박 연구가 건의에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허 시장은 "청년독립회 활동을 종합적으로 기록한 후 창원역 등 주요 활동 지점에 기념비·표석 등을 세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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