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가로수·도리단길, 김해 봉리단길 상인 제작·배포
"처음 찾는 이들에게 도움되도록…손님 반응 좋아 뿌듯"

"우리 동네에 많이 놀러 오세요."

꽃집·카페·밥집 주인장들이 동네의 '친절한 안내자'가 됐다. 이들은 볼거리·즐길 거리·먹을거리가 담긴 지도를 제작해 손님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지도는 주인장의 가게를 알리고 동네도 살리자는 취지가 밑거름됐다. 손님들은 그들의 친절함에 반해 또 동네를 찾는다.

◇창원시 용호동 가로수길 = 지금은 명소가 된 창원시 용호동 가로수길. 이곳의 터줏대감 격인 꽃집 래예플라워는 5년 전부터 가로수길 지도를 만들었다. 일 년에 세 번, 정기적으로 '가로수길 어쿠스틱'이라는 음악회를 열어 지역 인디 밴드들의 음악을 소개한다.

박하늘(35) 대표는 지도를 만든 이유에 대해 "단순히 돈만 벌기보다는 문화적인 일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직원들과 가로수길을 돌아다니며 상점 주인들에게 (지도 제작)취지를 설명하고 동참 여부를 물었다"며 "가게에 지도를 붙여놓고 배포도 했는데 손님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 카페 포베오에 붙여진 창원 도리단길 지도. /김민지 기자
◇창원시 도계동 도리단길 = 아기자기한 카페와 공방으로 눈길을 끄는 창원시 도계동 도리단길. 최근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창원 가로수길은 일자로 뻗은 도로 옆으로 가게가 즐비하다면 도리단길은 골목 구석구석에 있다. 그래서 처음 도리단길에 가면 어디가 어딘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포베오 김진휘(32) 대표는 지난해 카페를 열면서 지도를 만들었다. 김 대표는 "외국 카페는 경찰서보다 길을 잘 안다는 얘기를 듣고 저 또한 누군가가 길을 물으면 잘 알려주고 싶었다"며 "작년 가을, 그림을 잘 그리는 단골손님의 도움으로 두 번째 업데이트된 지도를 만들어 인근 가게에 무료로 배포했다"고 말했다.

이곳을 방문한 이하나(28) 씨는 "카페 바깥 쪽에 붙여진 지도를 보고 다른 곳도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며 "도리단길을 처음 찾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 김해 봉리단길 하라식당 한 편에 놓여있는 지도/이서후 기자
◇김해시 회현동 봉리단길 = 김해를 대표하는 젊은 거리가 된 회현동 봉리단길. 청년 문화예술협동조합 회현동종합상사가 봉리단길 조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지도 제작에 불을 지핀 이는 이곳에서 하라식당을 운영 중인 김혜련(48) 씨. 그는 "2017년 봄에 문을 열고 소문이 나면서 많은 분이 이곳을 찾아주셨는데, 다들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잘 모르니까 불편해하셨다"면서 "관광객에게 보여드릴 안내 책자를 우리가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도는 봉리단길에서 포그보우(작업실 겸 쇼룸)를 운영하고 있는 디자이너 한예슬(27) 씨가 만들었다.

그는 단순히 지표만 표시한 게 아니라 회현동 벽화 골목길 작가·회현당 할머니 바리스타 등을 인터뷰해 실었다.

한 씨는 "사람들이 팸플릿을 보고 '이게 뭐지'라고 호기심을 끌 수 있도록 5일장에서 찍은 새장 사진을 표지로 했다"며 "새로운 가게만 넣는 게 아니라 오래된 가게도 넣어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볼 수 있는 지도를 만들었고 반응이 좋아 기뻤다"고 했다.래예플라워·포베오·회현동종합상사는 동네 지도를 계속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그들의 지도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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