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환이는 그의 아들이다

내가 의령중학교에서

십 년 근무하는 동안

어느 해 학생이었어

눈이 크고, 순박했지

진지하게 묻고

몰입할 줄 알았어

언젠가 첫월급 탔다고

옛 선생에게 술을 한 잔 샀던가

곽병수는 그의 애비이다

웃물이 대강 그러하니

그런 새끼가 있는 게지

그런데 말이야

중요한 때, 그런 때는

몸을 던질 줄을 몰라

친일 인사가 지은

의령중학교 교가,

찜찜하여 바꾸자고

다그쳤는데

자꾸만 머뭇거려

이런 걸 보면 모질지 못하여

착한 이웃

어진 남편이었을 거야

선생이 무슨 출세할 것도 없지만

손비빌 줄도 모르고

평생을 시골 중고등학교에서

가난한 학생들 밥 사먹이고

어깨 다독인 건

세상이 알지

우리는 슬픔을 나눈 교육동지였고

함께 늙어갈 좋은 벗이지

한 세월,

한 평생이었어

이제,

인생의 제2막을 시작하네

자유의 푸른 공기를 마음껏 마셔보자구

이순일.jpg

푸,하하하하!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