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대 박용식 교수 연구
"지역어 부흥 정책 펴야"
'에나(참, 진짜)·단디(확실하게)·배끼(공연히)·보도시(겨우, 빠듯이)' 등 진주지역 대표적인 지역어가 급격히 소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상대 국어국문학과 박용식 교수는 18일 진주시의회 기획문화위원회실에서 '지역어 기초조사 및 보존방법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2018년 국립대학 육성사업 지역 네트워크 사업-인문사회 분야 소셜랩' 사업의 하나로 진행했다.
박 교수와 연구원 4명이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간 지역 초·중·고·대학생·성인 등 302명을 대상으로 서면 조사한 결과, '에나'는 초등학생과 중학생 각각 10%·20% 미만이 사용한다고 답했다. 고등학생·대학생·성인은 모두 30% 이상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단디'는 전 연령층에서 40%가량이 사용한다고 했다. '배끼'와 '보도시'는 초·중·고교생은 거의 안 쓰고(10% 미만), 대학생과 성인도 쓴다고 대답한 경우가 20%를 넘지 않았다.
'어디 가노? (많이) 무웄나?'는 고등학생들이 가장 많이 쓰고, 대학생과 성인은 그 다음 순이었다. 대신 '어디 가?, (많이) 먹었어?'라는 표현을 전 계층에서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는 "우리 지역 학생들이 같은 동네에서 컸던 자기 또래들과 지낼 때는 거리낌 없이 사용하다가 사회에서 다른 지역어를 쓰는 사람을 만나면 자기가 써 오던 말을 스스로 부정하면서 표준어에 가깝게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우리 지역어가 '선물'이 될 것인지 '장애'가 될 것인지는 우리 지역민들이 우리 문화의 자긍심을 얼마나 갖느냐에 달려있다"며 "지역의 학생들이 지역어 사용을 부끄러워한다면 그것은 교육과 행정의 실패"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진주도 늦기 전에 '지역어 부흥 정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