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사업자 자금난에 포기
시, 대체업자 물색 나서
6월 기한 만료 앞두고 총력

거제시 수양동 군부대(육군 39사단 117연대 3대대·이하 거제대대)를 연초면 일대로 옮기는 사업이 또다시 표류하고 있다. 민간 사업자 측이 오랜 기간 자금난에 허덕이다 끝내 사업을 다른 쪽에 넘기기로 해서다. 시는 애초 국방부와 올해 6월 말까지 사업을 마치기로 합의했는데, 제때 완공은커녕 남은 기간 착공조차 힘든 처지다. 대체 사업자를 찾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시는 '거제대대 이전 및 양여 부지 개발 사업'을 추진해온 ㈜스타힐스시트론공영개발(이하 스타힐스)이 자체 능력으로 사업을 진행하기는 무리라고 판단해 대체 사업자를 물색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사실상 스타힐스 측이 자금 조달에 실패하는 바람에 거제대대 이전 사업에서 손을 떼는 모양새다.

앞서 스타힐스 측은 공모를 거쳐 민간 사업자로 지정돼 2015년 4월 시와 협약을 맺었다.

원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roject Financing·금융기관이 별다른 보증 없이 사업성을 담보로 자금을 지원하는 금융 기법)으로 사업비(435억 3200여만 원)를 마련해 2016년 8월 착공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시기 조선업 불황이 닥친 데다 지역 주택 시장도 침체에 빠지는 등 여건이 나빠지면서 금융권 대출이 막히다시피 했다. 수년째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며 사업이 장기간 표류한 까닭이다. 그동안 스타힐스 측은 자산 담보 대출과 외자 도입도 추진했지만 모두 물거품이 됐다.

대체 사업자를 찾는 데는 거제시가 함께 나섰다. 스타힐스 단독으로 투자자를 유치하기는 어렵다고 봐서다. 국방부(국방시설본부)와 합의한 사업 기간이 오는 6월 30일까지인 것도 발등의 불이다. 그사이 대체 사업자를 찾아내는 등 눈에 띄는 변화가 없으면 사업 기간 연장이 어려울 수도 있을 것으로 시 담당 부서는 보고 있다.

▲ 거제대대 이전 예정지인 연초면 죽토리 산2-1번지 일원. /거제시

시 관계자는 "스타힐스 측에 거제대대 이전 사업을 넘겨받을 투자자를 함께 물색해보자고 제안했다"며 "이와는 별도로 건설사 쪽도 알아보고 있는데, 아직 구체적인 답변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기존 사업 기간 연장 등 국방부 측과 합의한 각서를 변경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며 "국방부가 정상 추진으로 판단할 만한 근거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고, 대체 사업자를 찾는 데 집중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시는 거제대대 이전 사업을 긍정적으로 보는 투자자가 있어 이르면 2월 중으로 성과가 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바람대로 대체 사업자를 찾으면 사업 양도·양수 절차를 마치고 오는 6월 공사에 들어가 2021년 6월까지 사업을 마칠 계획이다.

스타힐스시트론공영개발은 서희건설을 주간사로 모두 5개 업체가 지분을 출자해 구성한 컨소시엄(consortium·건설 공사 따위의 수주에서 여러 기업체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방식 또는 그런 모임) 형태의 특수목적법인(SPC)이다. 그동안 사업 추진에 따른 토지 보상비와 감리·용역비 등으로 100억 원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편, 거제대대 이전은 지속적인 민원을 해소하고자 시가 지난 2012년 8월 국방부에 거제대대 이전 및 협의를 요청한 데 이어 그해 12월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관련 사업을 승인받으며 가시화했다. 또 2014년 10월 시의회 동의를 얻었고, 공모 결과 2015년 4월 사업을 맡을 민간 사업자로 스타힐스 측이 최종 선정된 바 있다.

이 사업은 부대 이전과 양도 터 개발로 나뉜다. 사업자 측이 자비로 거제대대(21만 6812㎡)를 이전 예정지인 연초면 죽토리 산2-1번지 일원(25만 5902㎡)으로 옮겨 새로 건설하면 현재 부대 터 중 일부(7만 1861㎡)의 개발권을 주고, 별도의 사업(공동주택 분양 등)을 진행해 부대 이전에 들어간 비용을 거둬들이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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