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읍 자여마을 쓰레기 몸살
2013년 환경정화 후 방치
시 "주민 의식개선 강화"

창원시 의창구 동읍 자여마을 도랑이 각종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자여마을 도랑은 지난 2013년 '전국 마을도랑살리기 사업'에 선정돼 쓰레기 수거, 퇴적토 준설, 물길 조성 등 환경 정화사업을 펼친 곳이다. 5년이 지난 현재, 마을 주민 무관심과 각종 쓰레기로 사후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자여마을에는 일렬로 늘어선 아파트 단지와 농지 사이에 도랑이 있다. 18일 자여마을 도랑을 둘러봤더니, 담배꽁초부터 신발·축구공·부탄가스 캔·유리병 등 각종 생활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었다. 아파트 출입구 인근 도랑 난간에 누군가 달아놓은 깡통 재떨이에는 담뱃갑과 꽁초가 수북했다.

주민 ㄱ(82) 씨는 "주민들이 지나가면서도 아무렇지 않게 쓰레기를 도랑으로 버리는 것을 여러 번 봤다"고 했다. 또 다른 주민 ㄴ(53) 씨는 "도랑 뒤 아파트 전체가 금연구역이 되면서 하천변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을 자주 본다. 대부분 꽁초를 그대로 하천에 버린다"고 말했다.

노인 공공근로자 3명이 도랑 위 도로 쓰레기를 주워담고 있었지만, 도랑은 소관이 아니라고만 했다.

창원시는 지난 2011년부터 마을도랑살리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3년 동읍 금산·마룡·자여마을 주민은 함께 도랑 살리기 발대식을 열고 쓰레기 수거 등 환경정화 활동을 펼쳤다. 금산·마룡·자여마을은 창원시 상수도 취수원 수질에 영향을 미치는 유역 안에 있다. 이들 마을 중에는 주남·동판저수지와 가까운 곳도 있다.

▲ 창원시 의창구 동읍 자여마을 하천에 담뱃갑 등 쓰레기들이 버려져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

당시 3개 마을 주민대표는 "마을 앞을 흐르는 도랑을 살리는 일이 낙동강을 되살리는 지름길임을 인식하고 주민의 자발적인 실천으로 마을 도랑에 물고기가 노닐고 아이들이 물놀이하는 도랑을 만들고자 한다"며 주민 실천 서약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3년 도랑살리기 사업을 종료한 이후 자여마을 도랑은 창원시 사후관리지역이지만 '쓰레기를 버리면 안 된다'는 눈에 띄는 팻말 하나 없었다. 인근 아파트 운영위가 설치한 경고문 중 한 줄에 '쓰레기 투기 금지'가 적혀 있을 뿐이었다..

창원시 환경정책과는 도랑 인근 집단 주거지역이 밀집돼 불법 쓰레기 투기가 많다고 했다. 환경정책과 관계자는 "자여마을 도랑은 일년에 5번 사후 관리를 한다. 6월에 3번 집중적으로 풀 베기와 수초를 심고 정화활동을 하는데 인근에 아파트가 많아 두 달 뒤인 8월에 관리차 나와도 쓰레기가 많이 버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읍과 협조해 주민 의식 개선 교육을 강화화고 불법 투기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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