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동연구원 "노동시장 우중구조하 기대소득 극대화 위한 합리적 선택"

취업준비생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임금격차가 큰 상황에서 장기간 취업 준비를 하는 현실에 대해 '최선의 선택을 바라는 행동'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청년 취업준비생 증가 문제점과 개선방안' 보고서를 보면 취업준비생 규모는 지난 2017년 기준 54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3년보다 9만 명 늘어난 수치다. 특히 2017년 시험 분야별로 공무원 준비생이 40.6%로 가장 많았고 일반기업 20%, 미용사·조리사 등 자격증 준비 16.3%, 변리사·공인회계사 등 전문자격증 준비 6.6%, 공사·공단 등 공영기업체 준비 5.7% 순이었다.

취업준비 기간은 시험준비가 남성 평균 18.5개월, 여성 17.6개월로 가장 길었다. 자격증 준비도 각 12.3개월, 12.1개월로 나타났다. 최소 1~2년 취업준비에 전념한다는 것인데 이 기간에 시험준비를 위해 쓰는 돈은 남성이 월 45만 3000원, 여성이 41만 7000원으로 집계됐다.

또 20~29세까지 취업준비 기간 발생하는 임금 손실은 4185만 원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취업준비에 따른 필요비용 838만 원을 더하면 취업준비 기간 발생하는 임금 손실은 5023만 원이다. 하지만 연구원은 생애기대소득으로 보면 이 같은 손실은 투자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부 '사업체노동력조사'를 바탕으로 한 생애기대소득을 보면 30~49세까지 대졸 남성이 대기업(500인 이상 업체)에 취업했을 때 중소기업(30~99인 이하 업체)에 취업한 남성보다 5억 5122만 원을 더 벌어들였다. 고졸 역시 대기업 취업자가 4억 7292만 원 더 많다.

이를 근거로 연구원은 취업준비생이 늘어나는 현상을 '합리적 선택'이라고 봤다. 장인성 연구위원은 "청년들은 취업준비를 통해 대기업에 취업할 확률이 11분의 1 이상이라면 18개월 동안 취업준비 기간을 감수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며 "청년 취업준비생이 많은 것은 양극화된 경제구조와 노동시장 이중구조하에서 기대소득을 극대화하려는 청년들의 합리적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장 위원은 "장기화 원인인 양극화와 노동시장 이중구조 극복을 위해 중장기적 계획과 직무중심 채용방식 개발 등이 필요하다"며 "채용제도를 각 채용기관이나 채용기업에만 맡겨 놓는다면 사회적 최적균형이 달성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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