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국방비 지출 크게 늘리는 중국
우주경쟁 벌이다 무너진 소련 떠올라

얼마 전에 인터넷을 둘러보다가 한 기사를 봤다.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군비경쟁을 유도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중국은 자국 국방비를 얼마 쓰는지 밝히지 않아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군사정보 분석 업체에 따르면 매년 10%씩 국방비 지출을 늘리고 있으며 2018년 국방비로 2076억 달러(약 233조 원)를 사용하였다고 한다.

엄청난 돈을 국방비에 쓰고 있다. 물론 이 막대한 국방비도 세계 경찰국가를 자처하고 있는 미국의 2018년 국방비 7160억 달러(약 803조 원)에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중요한 것은 미국은 지난 10년간 국방비를 조금씩 줄여왔다는 것이다.

중국은 시진핑 주석의 장기 집권 이래 경제·무역·과학·국방 등 다양한 영역에서 굴기 즉 우뚝 일으켜 세우는 정책을 표방하고 있다. 특히 군사 분야의 투자는 같은 동북아시아 국가인 우리나라·일본·러시아를 압도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은 육·해·공 중에서도 해군력 강화에 많은 힘을 쓰고 있다.

그 결과로 중국 해군은 해군력의 상징인 항공모함을 현재 2척 취역시켰으며 1척을 건조 중이다. 세계의 많은 해군 중 항공모함을 항모전단 기함으로 실질적인 전쟁억지력으로 운용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러시아·영국·프랑스 등 몇 나라 되지 않는다. 중국은 이러한 항공모함을 2030년까지 6척을 확보하려고 계획 중이며 항공모함을 호위하며 항모전단을 구성할 다수의 이지스 구축함, 원자력 추진 잠수함 그리고 항공모함 탑재 전투기를 상용화하고 있다.

중국의 계획대로 6개의 항모전단이 구성된다면 미국을 견제할 수준의 해군력을 가지게 된다. 동북아시아로 한정해서는 주변국을 압도하는 수준이 된다. 참고로 미국은 11척의 항공모함에 11개의 항모전단을 운용하고 있다.

보통 중국의 군사굴기와 관련한 대부분 기사들은 이러한 중국의 군사력 강화를 주변국으로서 경계해야 한다는 논조로 끝을 맺는데 오히려 미국이 여러 가지(관세·환율·군비경쟁 등)로 중국을 자극해서 중국의 파산(?)을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2차 대전 후 40년 넘게 미국과 냉전의 양대 축을 이루었던 구소련은 정작 국가 부채 탓에 나라가 해체되었다. 미국과 우주경쟁(스타워즈), 핵미사일 경쟁을 과도하게 벌이다가 내부로부터 무너져 내린 것이다.

소련이 붕괴하기 직전인 1980년대 후반 소련은 미국에 대등한 군사력을 맞추기 위해 국민총생산의 27%가량을 군비로 지출하였다. 항공모함은 건조하는 비용보다 유지하는 비용이 훨씬 많이 든다. 미국이 항공모함을 공짜로 준다고 해도 항모전단을 운용할 인력, 비용이 없기 때문에 돌려줘야 한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과연 중국의 군사굴기는 성공할 수 있을까. 어렵게 6척의 항공모함을 취역시키고 항모전단을 구성한다 하더라도 바다에 떠다니지 못하고 항구에만 모셔져 있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중국은 지난 수십 년간 큰 경제성장을 이루었지만, 빈부격차도 날로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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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의 과실을 인민들의 복지와 생활 수준의 향상이 아닌 국방비에 몰아 쓴다면, 그렇게 몰아 쓰고도 미국을 압도하지 못한다면 중국의 대국몽, 강군몽은 정말 몽상으로 그칠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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