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간 영향 주고받는 제조업
함께 원가절감하면 경쟁력 향상

수년 전 스마트공장 사례에 가끔 3정5S(정품·정량·정위치 / 정리·정돈·청소·청결·질서)를 개선한 사례가 보고되곤 했다. IT전문가들은 너나 없이 한마디씩 했다. "그게 스마트공장 프로젝트냐?" 그런 논란은 이해가 되지만 우리나라 중소기업, 심지어 중견기업의 실정을 모르고 하는 이야기이다. 4차산업혁명시대라고 하는 지금도 3정5S를 제대로 실천 못 하는 기업이 부지기수다. 3정5S는 물론이고, 공법이나 공정혁신과 같은 기본 활동을 다지면서 스마트공장을 해야 한다.

원가의 개선, 품질의 상향적 안정화, 납기 준수 능력 제고, 유연한 생산능력 향상 등이 스마트공장 성취 목표다. 스마트공장의 화려한 용어는 이처럼 현장 냄새가 솔솔 나는 아주 단순한 용어다. 이를 제쳐놓고 '스마트공장이 무엇이냐'고, '정의를 제대로 해야 한다'고 떠드는 이들이 아직 많지만 그것은 현장에 가보지 않아서 그렇다.

그렇다면 '스마트 산업단지'(이하 스마트산단)가 왜 스마트공장에 중요할까? 또 왜 경남도가 그토록 스마트산단에 목을 매는 것일까?

중소기업, 중견기업에는 스마트공장 활동은 대부분 내부의 일을 잘하려는 활동이다. 그러나 비즈니스는 공장 담을 넘고, 기업과 기업을 넘나들며 정보를 주고받고, 제품이나 부품을 주고받게 돼 있다. 제품이 고객과 소비자에게 전달될 때까지 말이다. 한마디로 생산·공급 생태계가 함께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어떤 주체 하나가 원가가 증가하면, 최종 제품이 영향받는다. 원가와 마찬가지로 품질도 영향을 받는다. 누군가의 작은 품질 하나가 문제 된 채 시장으로 나가면 고객의 불만이 시작된다. 이들은 서비스센터를 닦달할 것이고, 그 순간부터 역으로 발생하는 모든 절차의 공정과 비용은 모두 원가다. 실제 작은 볼트의 품질 하나 때문에 수만 원 하는 유닛은 물론, 수천만 원 하는 자동차까지 문제가 생긴다. 그 문제를 해결하는 비용이 생각보다 크다. 제품에 할당되는 제조원가의 25%는 놀랍게도 이런 품질원가로 채워진다.

'스마트산단'을 제대로 꾸미고 운영하는 순간 이런 일이 줄어든다. 그래서 '스마트산단'을 부르짖은 것이다. '스마트산단'이 부동산 값 올리고, 사람 일자리 늘리고, 젊은이들을 불러 모으는 요술방망이가 아니다. 따지고 보면 공장 내에서 하는 스마트공장 프로젝트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설비와 설비 대신 공장과 공장이 등장할 뿐이다. 이 단지 내에서 함께 운영할 에너지, 물, 압축공기, 창고와 창고 내부의 일상적 부품, 심지어 인터넷 등도 함께 관리하고 함께 보안을 유지하면서, 사용하면서 대폭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공장 내부 물류를 개선하듯이 산단 속에서의 크고 작은 물류도 개선하는 것이 '스마트산단'의 모습이다. 이전의 산업단지가 사용하던 공간도 더 효율적으로 또는 생산적으로 사용하거나 공유하게 된다. 산업단지의 칙칙하고 지저분한 분위기를 말끔히 날려버린 첨단환경으로 유지하면서도 공간에 대한 유지보수 비용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게 떨어진다. 그런 비용의 절감액은 모두 '스마트산단'에서 활약하는 기업에 골고루 혜택으로 돌아간다. 개별공장의 스마트공장 프로젝트가 끌어올리는 각각의 경쟁력에 보태어, 이런 '스마트산단'이 제공하는 기초 경쟁력이 생기는 것이다.

경남이 스마트공장과 '스마트산단'을 함께 추진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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