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남-북-IOC 3자 논의
2032년 대회 공동유치 타진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020년 도쿄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과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 유치 문제를 북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협의하기 위해 출국길에 올랐다.

도종환 장관은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IOC 본부가 있는 스위스 로잔으로 떠났다.

이번 IOC 방문에는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위원장인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유승민 IOC 선수위원도 동행했다.

도 장관은 15일 북한의 김일국 체육상과 함께 IOC 본부를 방문해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을 만난다.

남북 체육 수장과 바흐 IOC 위원장의 3자 회동에서는 2020년 도쿄올림픽 때 남북 단일팀 구성과 2032년 하계올림픽의 남북 공동 유치 도전 등이 논의된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 여자 아이스하키에서 단일팀을 구성했던 남북은 올림픽 사상 두 번째 단일팀을 도쿄올림픽에서 추진 중이다.

남북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여자농구와 카누(용선), 조정 등 3개 종목이 단일팀으로 출전한 경험을 바탕으로 도쿄올림픽에서도 단일팀을 구성할 계획이다.

앞서 남북은 두 차례에 걸친 체육 분과회담을 열어 '단일팀 출전 경험이 있거나 국제경기단체가 제안한 종목'을 중심으로 단일팀을 구성하기로 하고, 개성 연락사무소 소장 회의와 서신 교환 등을 통해 이 문제를 협의해왔다.

도쿄올림픽에선 아시안게임 단일팀 종목인 여자농구와 카누, 조정에서 남북이 또 한 번 '코리아'로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여자농구는 아시안게임 때 남북 단일팀이 은메달을 수확했다. 또 용선(드래곤보트)은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따 국제종합대회 사상 최초로 시상식에서 한반도기가 올라가고 아리랑이 연주됐다. 여자 200m와 남자 1000m에서 각각 동메달을 따는 성과를 냈다. 이와 함께 북측이 단일팀 구성을 요구한 탁구, 역도와 우리 측이 제안한 수영, 수구도 단일팀 후보 종목이다.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 때 처음 남북이 함께 출전했던 '원조 단일팀' 종목인 탁구는 지난해 스웨덴 세계선수권(단체전)과 코리아오픈, 국제탁구연맹(ITTF) 그랜드파이널스에서도 단일팀으로 참가했다.

세계선수권에선 깜짝 단일팀을 구성한 여자단체전 동메달을 획득했고, 코리아오픈과 그랜드파이널스에선 '남북 오누이'가 호흡을 맞춘 장우진(미래에셋대우)과 차효심(북측)이 각각 우승과 준우승 성과를 냈다.

또 남북이 교류를 이어온 역도와 남측의 경기력이 우세한 수영과 수구도 후보 종목으로 올라 있다.

도쿄올림픽 단일팀 구성은 남북이 합의하더라도 국제경기단체와 참가국 등과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번 회동에서 올림픽 출전 엔트리 조정과 올림픽 예선을 통한 쿼터 확보 방안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탁구의 경우 대한체육회가 도쿄올림픽 단일팀 구성 의향을 타진한 결과, 남녀 단식과 남녀 단체전, 혼합복식 등 5개 종목 중 혼합복식에서 참가국에 배당된 남북 각 1개 조 외에 '코리아팀'으로 1개 조를 추가 배당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남북은 이번 회동에서 2032년 하계올림픽을 공동으로 유치하겠다는 의향서를 전달한다. 남측에서는 서울시가 부산시와 경합 끝에 유치 신청 도시로 확정됐고, 북측에서는 평양이 유치 도시로 정해진 상태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9월 19일 평양에서 발표한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 개최를 추진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이번에 남북 체육 수장이 이 뜻을 IOC에 전달하게 됐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번 방문에선 2020년 도쿄올림픽 때 남북 단일팀 구성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이라면서 "아울러 남북이 2032년 올림픽 공동 유치를 희망한다는 걸 정부 당국자가 직접 IOC에 직접 표명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