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 예상해 제작물량 늘려
최대 80% 할인 등 재고 처리
친환경·고가제품 판매 늘어

지난해 열풍을 일으켰던 롱패딩의 인기가 올해 크게 꺾였다. 지난해 롱패딩은 평창 올림픽 전후로 광풍이 불면서 품절 대란을 빚었다. 하지만 올해는 열기가 시들해지면서 봄 시즌을 앞두고 업체마다 파격 할인을 하는 등 재고떨이에 나선 모습이다. 판촉 전략에 따라 물량을 늘린 데다, 예상보다 포근한 겨울 날씨로 수요가 꺾인 것으로 보인다.

창원·마산지역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두 달간 패딩 제품을 판매하는 아웃도어 브랜드의 매출이 0.5% 신장하는 데 그쳤다. 전년도 같은 기간에 보인 6%의 매출 신장률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신세계백화점 마산점은 1월부터 이달까지 롱패딩 부문 매출이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두 자릿수 가까운 역신장을 했다.

겨울 아우터 할인행사를 진행하는 가운데 패딩 할인 폭은 지난해보다 더욱 커졌다. 각 브랜드별로 반값 할인 판매가 줄을 잇고, 최대 80% 할인 등 재고처리에 힘쓰는 분위기다.

▲ 지난해 열풍을 일으켰던 롱패딩의 인기가 올해 크게 꺾였다. 롱패딩 열기가 시들해지면서 업계는 봄 시즌을 앞두고 파격 할인을 하는 등 재고떨이에 나서고 있다. 경남지역 한 백화점에서 고객이 롱패딩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문정민 기자

지난 12일 지역 한 백화점에서는 봄 시즌 상품을 속속 출시한 가운데 브랜드별로 막바지 패딩 할인 행사가 진행 중이었다. 그중에는 큰 폭으로 할인한 '특보상품'도 눈에 종종 띄었다.

한 브랜드 아우터 판매 직원은 "90만 원대에 출시된 제품인데, 50만 원까지 가격이 낮춰졌다가 20만 원대로 대폭 인하했다"며 "겨울이 끝날 때 재고 정리 등의 이유로 할인 폭이 커질 수밖에 없다. 올해는 전년보다 대체로 할인 폭을 더 높였다"고 말했다.

'평창 롱패딩' 특수를 누렸던 지난해와 달리 올겨울 롱패딩 열기가 주춤한 이유로 포근한 날씨를 꼽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는 평창 롱패딩 열풍이 일고 강추위가 이어지면서 내놓기 무섭게 팔렸다. 노스페이스, 디스커버리 등 유명 브랜드는 제품을 주문한 뒤 6∼7일 뒤에나 받을 수 있었다"며 "올겨울 강추위가 예상돼 업체마다 물량을 늘렸지만, 비교적 따뜻한 날씨가 지속하면서 매출이 작년보다 저조하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아우터 업체마다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던 롱패딩 열기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롱패딩 공급량을 늘려 출시했다. 하지만 올해 기록적인 한파라고 할 만한 추위가 오지 않으면서, 소비가 지난해만큼 폭발적으로 늘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생산량을 크게 늘렸기 때문에 재고도 그만큼 쌓인 것으로 해석된다.

백화점 관계자는 "롱패딩 할인 판매 등은 아웃렛 등을 통해서 연중 진행될 예정이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브랜드마다 패딩류 물량이 1.5∼2배 가까이 늘어난 탓에 할인율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롱패딩이 주춤하면서 소비 트렌드에 따라 친환경 패딩과 프리미엄 패딩이 부상한 모양새다.

친환경패딩은 오리나 거위 같은 조류의 깃털을 학대 없이 채취해 만든 패딩과, 인공 보온 충전재로 발열감을 높인 패딩 등을 말한다. 최근 윤리적이고 친환경적인 소비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친환경 패딩도 덩달아 판매가 늘었다.

롯데백화점 마산점 관계자는 "올해 친환경 패딩 매출이 전년 대비 20% 정도 신장했다"며 "친환경패딩은 기존 구스대비 가격의 메리트로 판매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유명 브랜드 패딩도 강세다. 창원·마산지역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고가 패딩 매출이 전년보다 10% 이상 신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디자인, 색상까지 선택의 폭이 다양해지면서 유행을 떠나 차별화한 가치를 중시하는 가치소비 트렌드가 더욱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