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위치 접근성 편의
"모두에 고루 개방해야"

야구동호인들이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올림픽공원 88구장 관리를 맡은 야구협회에 기금과 유지관리비 등 많은 돈을 내고도 쓸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바로 부족한 야구장 시설 때문이다.

창원시가 운영하는 야구장은 NC다이노스 마산야구장을 제외하면 대산면 5개·북면 2개·88구장과 진해야구장 등 9개다. 창원지역 사회인리그 11개에 속한 3300여 명이 사용하기엔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제대로 된 시설을 갖춘 야구장은 사실상 88구장이 유일하다.

▲ 마산야구장을 제외하고 창원시가 운영하는 야구장 가운데 제대로 된 시설을 갖춘 야구장은 88구장이 사실상 유일하다. /박종완 기자

4대 강 사업과 함께 낙동강 둔치에 2012년 준공된 대산면 야구장 5면과 2014년 준공된 북면 야구장 2면은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조명시설도 없어 야간경기를 못한다. 7면 야구장이 야구동호인에게 외면받는 이유다. 또 흙이 고르지 않아 안전 문제도 있다.

대산야구장을 이용하는 한 야구동호인은 "마운드나 베이스 정비 모두 사비를 들인다"며 "창원시가 별도 정비를 하지 않으니 이용자인 우리가 하는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진해구장은 평일에는 NC야구팀이 훈련을 하기 때문에 이용할 수 없다. 주말에나 사용할 수 있는데 1964년 준공된 야구장에 조명시설이 없어 야간에 경기를 하지 못한다.

창원시는 대산면과 북면에 조성된 야구장은 친수공간을 목적으로 지은 곳이고, 야구를 목적으로 지어진 구조가 아니라고 했다.

시 관계자는 "두 지역에 설치한 7면 야구장은 시민이 자유롭게 낙동강에 가까이 접근해 휴식, 관광, 여가 등을 즐길 수 있도록 휴식장소를 제공하고자 만들어진 공간이다. 야구장이라는 명칭은 있지만 야구를 목적으로 하는 곳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특히 두 지역 모두 국가하천인 낙동강변에 있어 시에서 임의로 전광판이나 조명시설 등을 설치할 수도 없다. 이 같은 이유로 온전한 야간경기를 할 수 있는 경기장은 1997년 조성한 88구장밖에 없는 셈이다.

또 야구동호인들이 비싼 사용료를 내가면서도 88구장을 찾는 이유는 접근성이다. 88구장은 창원 도심에 있어 다른 지역보다 접근하기 좋다.

88구장을 이용하는 한 동호인은 "시설도 시설이지만 접근성도 큰 몫을 한다. 비싼 돈값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접근성도 좋아 회원들이 모이기 좋다"고 했다.

88구장을 유소년 선수들과 시민에게 개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 학교 야구 감독은 "좋은 시설을 갖춘 야구장을 특정 야구팀이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된다. 시체육회나 야구협회가 유소년 선수를 위한다면 어린 학생들이 88구장에서 꿈을 펼칠 기회를 줘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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