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사파·김해구산·분성여고
학생인권조례 찬성자 주축
"권리는 저항한 만큼 찾는다"

졸업을 앞둔 고등학생들이 학생 인권을 더 존중하는 학교를 만들어달라며 학내에 대자보를 붙였다.

김해분성여고, 김해 구산고, 창원사파고 학생들이 학교에 대자보를 붙이고 더 인권친화적인 학교 조성을 촉구했다. 학생들은 후배와 교사에게 보내는 이 같은 당부를 대자보에 적었다. 경남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위한 촛불시민연대 청소년행동분과 '조례만드는청소년'이 주축이 됐고, 이에 동의하는 학생들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14일 졸업을 앞둔 김해분성여고 학생들은 '인권친화적인 분성여고를 원하는 졸업생 50인 선언'이라는 대자보에서 "졸업을 하면 해방이 아니면 좋겠다. 졸업을 하기 전에도 자유이고, 해방이면 좋겠다"고 했다.

▲ 김해분성여고 졸업생들이 학교에 붙인 '인권친화적인 학교를 만들어 달라'는 대자보. /조례만드는청소년

학생들은 학생 생활평점제, 교문지도 등의 문제점을 제기해 이를 없애는데 힘을 보탰다고 스스로 평가하며, "학교에 다니면서 우리 힘으로 일궈낸 변화를 경험했다. 목소리를 내면 바뀔 수 있다는 믿음 또한 학습했다"고 썼다. 이어 "인생 절반이 넘는 시간 우리를 옭아매었던 교육 구조와 사회 문제에 대해 앞으로도 끊임없이 목소리 낼 것을 다짐한다"며 "우리 권리는 딱 우리가 저항한 만큼만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15일 졸업을 앞둔 창원사파고 학생 41명도 학교 게시판에 지난 11일 인권친화적인 학교를 바란다는 선언문을 게시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졸업을 앞둔 시기에 우리는 자신에게 묻는다. 지난 3년간 우리는 인권을 보장받았나?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학교 인권침해를 없애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나? 학교는 바뀌었나"라며 "우리는 학교를 바꾸지 못했다. 아직도 두발, 복장을 규제하는 교칙이 있다"고 했다. 학생들은 "학교는 우리에게 폭력과 차별에 둔감해지는 것, 권력과 위계를 수용하는 것, 학교 잘못을 의심하고 바꾸려는 학생에게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에 무기력해지는 것을 가르쳤다"고 비판했다. 또, "학생이 학교에서 인권을 보장받기 위해 갈 길이 멀지만 함께 머리 맞대고 그 길로 나아가기를 제안한다. 가장 인권적인 것이 가장 교육적이라는 걸 잊지 말아달라"고 했다.

▲ 창원사파고 졸업생들이 학교에 붙인 '인권친화적인 학교를 만들어 달라'는 대자보. /조례만드는청소년

13일 졸업한 김해 구산고 한 졸업생은 "학교에서 부당하다고 느낀 경험이 많고, 그렇기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도움이 필요할 때 언제든지 연락 달라"는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이 졸업생은 "작년 규정개정위원회에서 학생 다수 지지를 얻었던 '체육복 자율화 등교'를 학생들이 추진하려 했을 때, '너 대학 안가고 싶어?'라는 말을 들었다. 격려 의도였을까요, 정당한 문제제기를 묵살하려는 (생기부) 협박이었을까요?"라고 물었다.

졸업생들은 경남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위한 활동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례만드는청소년'은 14일 오후 6시 30분 창원 정우상가 문화의거리 입구에서 경남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촉구하는 촛불 집회를 연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겪은 부당한 이야기를 전하는 자유발언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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